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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어려웠을 때"..'중꺾마' 질문에 정 회장이 내놓은 답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5 17:14

수정 2023.05.25 17:1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줄 네번째)이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갓생 한끼' 행사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경련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줄 네번째)이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갓생 한끼' 행사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경련 제공

[파이낸셜뉴스] "기억에 남는 건 기아차가 많이 어려웠을 때입니다. 회사가 정말 망하기 직전이었기 때문에 은행을 찾아다니며 돈도 많이 꿔봤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내부 팀워크였어요. 제일 위의 조직부터 공장 생산, 판매까지 서로 똘똘 뭉쳐야 이겨낼 수 있기 때문에 그 때 배운 것이 컸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의 신조어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를 겪은 경험을 묻는 MZ세대에게 전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답이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갓생 한끼' 행사의 첫 멘토로 나선 정 회장은 수제 햄버거와 감자튀김, 샐러드 등을 곁들인 점심식사를 하며 약 1시간 30분간 30명의 MZ세대의 질문에 일일이 답했다. 박재욱 쏘카 대표, 노홍철 ㈜노홍철천재 대표도 자리를 함께 했다.

정 회장은 MZ세대와 만난 소김을 "너무 반갑다. 저는 사실 여러분 나이와 비슷한 자녀가 있다. 저희 아이들 친구들과 함께 술도 한잔하고, 이야기해서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출장을 많이 다니는 이유를 묻는 참석자도 있었다. 정 회장은 "해외사업장이 워낙 많다. 56개국 정도 될 텐데, 저도 챙기고, 저희 사장님들도 가고 해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했다.

하루 일과도 공개했다. 정 회장은 "출장 갈 때 빼고는 주로 일찍 자는 편이다. 오후 9시 반에 자서 오전 5시쯤 일어난다. 출근은 오전 6시 30분쯤 한다"면서 "오전에는 주로 회사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현장을 가거나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지금 어떤 꿈과 계획을 갖고 계신 지 궁금하다'는 질문에는 "차를 잘 만들어 여러분들이 잘 타고 실생활에 도움이 돼 원하시는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했다.

계획적으로 열심히 살아나가며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뜻하는 '갓생'에 대해서는 "정답은 없다고 본다. 본인이 원하는 가치에 달려있다. 그리고 거기에 집중하는 게 갓생을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번 행사 참석자들은 경매 낙찰 방식이 아닌 특색있는 재능기부 계획을 제출해 선발됐다. 20대 직장인 A씨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인터뷰해 단편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예정이다. 취업준비생 B씨는 점자를 익혀 시각장애인을 위한 학습교재를 제작하는 ‘점역 봉사'에 참여할 계획이다.

한 참석자는 "회장님을 평소 뉴스같은 곳에서만 보니 멀게만 느껴졌는데, 직접 뵙고 대화해보니 소탈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다"며 "대화하실 때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시더라. 그러면서도 미래 비전에 대한 인사이트와 확신,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정 회장은 전경련 재가입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현대차그룹은 국정농단 사태 후폭풍으로 2017년 2월 전경련을 탈퇴했다.
이후 정 회장이 전경련 주최 행사에 단독으로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재계 일각에선 전경련 복귀 수순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전경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경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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