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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압박·고임금에 베트남 눈 돌리는 中기업, 청년실업난은 부담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5 15:41

수정 2023.05.25 15:41

- 비야디(BYD) 등 신에너지차와 가구업체, 가전업체 줄줄이 베트남에 공장
- 20% 돌파한 청년실업률로 중국 정부 미운털 가능성은 부담
베트남의 한 공장. 사진=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트남의 한 공장. 사진=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 등 서방국가의 대중국 견제가 강화되고 중국 내 전체적인 직원 급여 수준도 상승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현지에 첨단 기술 인력이 부족하며, 중국의 청년 실업난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은 부담으로 지목된다. ·
25일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의 왕촨푸 회장은 이달 초 베트남을 방문, 신에너지차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2억5000만달러(약 3313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야디 자회사인 비야디 전자는 이미 베트남에 연간 432만5000대의 태블릿 PC와 5000만개의 광학렌즈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갖고 있다.

비야디를 비롯한 신에너지차 업체들 외에 KUKA와 록텍, 메이커가구, 헝린의자 등 중국 본토 가구 업체들도 베트남에 공장을 세웠다. 폭스콘, 입신정밀, 윈스턴, 화슈오, 커얼, 만와홀딩스, 용이펀드 역시 공장을 두고 있다.


창강 삼각주의 한 태양광 모듈 업계 임원은 “지난해 12월 베트남에 현지 실사를 갔을 때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중국 기업 3곳의 관계자들 만났다”면서 “절상공구, 알루미늄 제품 등 모든 업종이 다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태양광 분야에서 해외 시장 매출 비중은 매년 증가할 것”이라며 “땅값 상승폭과 현지 수요를 볼 때 중국 기업의 베트남 공장 건설 열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 선전에서 전자산업 공급망과 스마트 제조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인은 중국보다 베트남의 인건비와 에너지 소비 비용이 낮다는 점을 베트남 진출의 장점으로 뽑았다. 또 베트남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중국산을 배척하는 미국과 유럽 수출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동남아 시장 확대도 상대적으로 쉽다.

다만 베트남도 임금 수준은 점차 상승하는 추세다. 반면 현지 교육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다. 초급 생산 라인의 인력은 과잉 공급되면서 첨단 기술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중국 내에서 16세~24세 청년실업률이 20%를 돌파하며 경제성장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중국 정부가 청년실업률 해소를 하반기 주요 정책으로 내세운 상황에 공장의 해외 이전이나 해외 건설을 추진할 경우 자칫 미운 털이 박힐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이 청년층에 일자리를 공급하지 못하면 임금 상승이 압박받을 수 있고 중국 정부가 원하는 소비가 동력인 경제를 구축하는 데 드는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면서 “중국 당국이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국영기업들에 대학 졸업자를 더 많이 고용하라고 지시하고 청년들에게는 블루칼라 직업을 가지거나 농촌으로 이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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