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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연속 동결에 "대출금리 더 내리나" 기대감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5 16:42

수정 2023.05.25 16:55

5대 시중은행 주담대 하단 3%대로
지난해 하반기 고점 찍고 내림세 지속
한미금리차 부담·미국 추가 긴축 가능성에
향후 대출금리 추이 예측 어려워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대출 시장에는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기준금리 상세가 사실상 '종료'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향후 기준금리 인하 시점마저 가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8%대를 넘보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3%대까지 떨어졌다.

다만 시장금리에는 기준금리 외 요인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대출금리를 추가로 끌어내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담대 3%대까지...금리 부담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시장에서는 대출금리가 추가로 내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은행이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머지 않은 미래에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예측에 무게감이 실리면서다.
한국과 미국의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 시장금리는 이를 선반영해 먼저 하락하기 시작한다.

실제 전날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71~5.10%로 집계됐다. 전월에 비해 약 0.5%p 가량 떨어지며 대체로 하락세인 모습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97~5.37% 수준이었다. 지난 4월 24일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각각 연 3.59~5.80%, 연 4.21~5.79%였다.

시계열을 넓게 잡아도 추이는 비슷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0월 4.82%로 최고점을 찍고 지난 3월 4.40%까지 내려왔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 역시 지난해 11월 7.85% 수준이었는데 지난 3월 6.44%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특히 이달부터는 신규 대출을 받는 차주 말고 기존 대출을 가지고 있던 차주도 금리 하락을 체감할 수 있게 됐다. 4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가 3.44%로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3.98%)보다 낮아졌다.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기준 코픽스도 모두 낮아졌다. 변동형 금리 옵션을 선택한 차주는 변동 주기가 도래하면 전월 코픽스를 적용해 대출금리를 새롭게 산출하는데 이 주기는 6개월인 경우가 많다.

'금리 동결=대출금리 하락' 아냐

하지만 기준금리가 동결됐다고 해서 대출금리가 더 떨어진다고 단정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그 자체보다는 시장금리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금리 동결기에 기준금리가 대출금리에 미치는 영향력은 금리 인상기였을 때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다.

가령 은행들은 통상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이에 맞춰 수신금리를 올렸다. 채권금리도 따라서 상승했다. 은행들의 조달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 코픽스나 금융채 금리를 준거금리로 삼는 대출금리는 이를 반영해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금리가 동결되는 상황에는 얘기가 다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계속적인 동결이 나중에는 인하에 대한 기대가 될 수 있다. 이런 기대감이 (대출금리를)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동결 그 자체만 보자면 대출금리가 보합세를 띤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기준금리 외에도 실물경기 등 다양한 요인이 시장금리에 개입한다"면서 "최근 2~3개월치를 보면 금리 변동 폭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미금리차가 1.75%p로 역대 최대로 벌어진 점이 변수다.
환율이 불안정성이 높아지면 한국은행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이날 금통위에서는 최종금리가 3.75%까지 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게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긴축을 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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