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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천주교 순교자 3인 유해 232년 만에 고향에 잠든다

뉴스1

입력 2023.05.26 18:12

수정 2023.05.26 18:12

금산군 진산면 실학로 257-10에 자리한 신축 진산성지성당./ 뉴스1 ⓒ News1 백운석 기자
금산군 진산면 실학로 257-10에 자리한 신축 진산성지성당./ 뉴스1 ⓒ News1 백운석 기자


등록문화재 제682호로 지정된 진산성지성당은 보존을 위해 현재 보수공사가 진행중이다./ 뉴스1 ⓒ News1 백운석 기자
등록문화재 제682호로 지정된 진산성지성당은 보존을 위해 현재 보수공사가 진행중이다./ 뉴스1 ⓒ News1 백운석 기자


(금산=뉴스1) 백운석 기자 = 한국 최초의 천주교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 윤지헌 프란치스코, 권상연 야고보의 유해가 232년 만에 고향인 금산군 진산면 진산성지에 안치된다.

대둔산 자락에 위치한 진산성지는 윤지충이 가족들에게 천주교를 전파한 곳으로 역사적으로 신해박해가 일어난 진원지다.

26일 천주교 대전교구 진산성지성당에 따르면 성당은 27일 오전 11시 금산군 진산면 실학로 257-10에 새로 지은 진산성지성당에서 진산성지 성전 봉헌식 및 이들 3인의 유해 안치식을 갖는다.

전북 진산(현 금산군 진산면)에서 태어난 윤지충은 1791년 5월 모친상 시 ‘하느님의 뜻을 어기면서 나의 장례를 지내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어머니의 유훈에 따라 외사촌인 권상연(야고보)와 함께 유교식 제사 대신 기도로 장례를 지냈다.


이들은 당시 유교법에 위배됨으로써 패륜으로 몰려 체포령이 내려지자 자수를 했지만, 그해 12월 8일 전주 남문 밖에서 참수를 당했다. 윤지충의 동생 윤지헌은 1801년 신유박해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유해는 천주교 전주교구가 2021년 3월 전북 완주 초남이성지를 정비하다 무연고 분묘에서 발굴했고, 유전자 검사 등 과학적 검증을 통해 신원이 윤지충, 윤지헌 권상연 등 3인의 순교자로 확인됐다.

2014년 8월 16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울 광화문에서 이들을 복자(福者) 품위에 올리고, 한국 교회가 이들 3인의 신앙을 이어받고 공경하도록 5월 29일을 기념일로 정하고 선포했다.

천주교 대전교구 진산성지성당은 순교 복자들의 얼을 이어받고 삶을 기리기 위해 성전을 신축했다.

성전 봉헌식과 이들 3인의 유해 안치식이 열릴 새 진산성지성당 성전은 70억원을 들여 지하 1층·지상 1층, 건물면적 1373㎡ 규모로 건립됐다.

이날 봉헌식과 유해 안치식에는 김태흠 충남지사를 비롯해 이석봉 대전시 정무부시장,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박범인 금산군수, 심정수 금산군의회 의장,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 등 2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진산성지성당 김용덕 야고보 신부는 "3명의 순교는 국내 뿐 아니라 유럽 사회에도 큰 영향을 줘 복음 전파에 큰 동력이 됐다"면서 "이번 유해 안치식은 한국과 세계의 순례객에게 순교의 정신을 잇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성전의 상징은 어머니의 품으로, 무너져가는 가정에 어머니의 자리로 품어지기를 기원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충남 금산군과 대전 서구청은 과거 가톨릭 신자들이 넘나들던 진산성지와 대전시 서구 장안동 장태산 연결 구간(총연장 6.8㎞)을 순례길(일명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로 조성하고 지난 17일 개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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