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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힘드실 거예요" 황준서, 김택연 등 1R급 투수들 황사기 집단 부진... 드래프트 판도는 미궁속으로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7 07:00

수정 2023.05.27 12:18

황준서, 역전타 허용하며 율곡고에게 초반 탈락
김택연, 견갑골에 담온데다 손톱 깨지는 불운도
원상현, 팔꿈치 통증으로 대회 참가 못해
김휘건, 구속도 제구도 아직은 전혀 나아진 모습 없어
조대현, 가장 꾸준한 성적... 잦은 등판으로 체력 한계 드러내
이찬솔, 제구 문제 여전... 그나마 전준표가 이번 대회 선전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올해는 좀 힘드실거예요”

기자를 보자마자 모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가 던진 말이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 이맘때 쯤이면 치고 나오는 선수들이 생겨야 하는데 상위권 지명 선수들이 집단으로 부진에 빠지면서 판도를 더욱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이번 황금사지기에서 황준서는 다소 부진했다. 장충고는 조기 탈락했다 (사진 = 전상일 기자)
이번 황금사지기에서 황준서는 다소 부진했다. 장충고는 조기 탈락했다 (사진 = 전상일 기자)


일단 황준서(장충고)는 32강 율곡고 전에서 2.2이닝 2피안타에 역전타를 허용하고 팀은 일찌감치 떨어졌다. 지난 대회에 많이 던진 탓에 이번 대회에서는 볼끝이 무뎌졌다는 평가다.
더 이상 선을 보일 기회 조차도 없었다. 육선엽도 팀이 빨리 떨어지는 바람에 이번 황금사자기에서는 등판 기회가 없었다.

김택연(인천고)은 부상에 울었다. 김택연은 16강전에서 오른쪽 견갑골에 심한 담이 왔다. 그래서 공을 세게 던지지 못했다. 거기에 손톱이 부러지는 부상까지 입었다. 이번 대회에서 김택연이 기록한 최고 구속은 149km. 하지만 140km 초반대의 스피드가 많이 나올 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원상현(부산고)은 팔꿈치 염증으로 아예 나오지도 못했다. 현재 원상현은 부산고가 준결승에 진출하자 다시 부산고 선수단에 합류한 상태다. 일단, 엔트리에는 들어가 있는 상태다.

김택연은 견갑골의 담 증세에 손톱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서 아쉬운 투구를 선보였다 (사진 = 전상일)
김택연은 견갑골의 담 증세에 손톱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서 아쉬운 투구를 선보였다 (사진 = 전상일)


김휘건(휘문고)도 1회전에서 탈락했다. 덕수고전에서 5이닝 4피안타 4사사구에 6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프로구단 기준 147km를 기록했다. 아직까지도 페이스가 전혀 올라오지 않고 있다. 작년까지는 최대어였으나, 현재까지만 보면 위력적인 모습이 아니다.

이찬솔(서울고)도 마찬가지다. 이찬솔은 8강 선린인터넷고 전에서 무려 1회에만 4피안타에 2사사구를 허용하고 5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스피드는 150km 가 나왔지만, 아직은 제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손현기(전주고)도 황금사자기에서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울고 3학년 투수 전준표 (사진 = 전상일 기자)
서울고 3학년 투수 전준표 (사진 = 전상일 기자)

그나마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약진한 투수를 꼽자면 전준표(서울고)를 꼽을 수 있다. 전준표는 선린인터넷고전까지도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이며 프로 구단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일단 투구폼이 부드럽고, 제구가 되는 투수라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전준표는 청소년대표팀에서도 고려가 될 정도로 컨디션이 좋은 상태다.

조대현(강릉고)도 마지막 경기에서는 무너졌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꾸준했다. 도개고, 안산공고, 율곡고, 성남고전에서 모두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잦은 등판의 여파가 나타났다. 결국 조대현도 버티지 못했다.

4강 부산고전에서 4피안타 3사사구를 내주며 3실점했다. 조대현은 무엇보다 포심의 위력이 뛰어난 투수. 하지만 포심의 힘이 떨어지자 급격하게 타구들이 맞아나갔다.

조대현의 방어율 0이 깨졌다. 현재까지는 가장 3번에 가까운 선수다 (사진 = 전상일 기자)
조대현의 방어율 0이 깨졌다. 현재까지는 가장 3번에 가까운 선수다 (사진 = 전상일 기자)


아직 변화구(슬라이더, 커브 등) 의 완성도는 뛰어난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포심의 힘이 떨어지자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이번 대회 최고 구속은 148km를 기록했다. 조대현의 장점은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 하다는 점. 모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조대현은 아직 보여준 것이 적은 선수다. 그런데도 현재 이정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포심의 구위는 정말 훌륭하고, 앞으로도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장현석(마산용마고)-황준서(장충고)가 TOP2를 이루는 구도는 크게 바뀐 부분이 없다. 여기에서 조대현 정도가 그나마 3번 경쟁에서 다소 앞서가고, 전준표 정도가 치고나오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휘문고 3학년 김휘건도 이번 대회에서 6실점 2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사진 = 전상일)
휘문고 3학년 김휘건도 이번 대회에서 6실점 2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사진 = 전상일)

하지만 조대현도 마지막 경기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전체적으로 투수들의 퍼포먼스가 기대이하여서 이번 황금사자기에서 확실히 평가를 끌어올렸다고 말할만한 투수가 없다.

모 지방 구단 팀장은 “솔직히 2명(장현석, 황준서) 이외에는 어떤 선수를 뽑아도 현재까지는 인정한다는 분위기다. 각기 장단점이 다르고 볼때마다 달라진다. 변별력이 크게 없다. 그나마 조대현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좀 더 지켜봐야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수들이 초반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너무 무리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기도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직까지 확 치고 나온 선수는 없다. 신세계 이마트배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아직 승부가 끝날려면 한참 남았다 . 1R급 투수들의 집단 부진으로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머릿속도 계속 복잡해질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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