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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모임에서 30년 전 출범한 엔비디아, 사상최초 시총 1조달러 반도체 업체 된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7 07:57

수정 2023.05.27 07:57

[파이낸셜뉴스]
30년 전 미국 식당체인 데니스의 한 모임에서 태어난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골드러시 속에 사상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서는 반도체 업체 등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캘리포니아 샌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 로이터뉴스1
30년 전 미국 식당체인 데니스의 한 모임에서 태어난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골드러시 속에 사상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서는 반도체 업체 등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캘리포니아 샌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 로이터뉴스1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날개를 달고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 가입을 위해 힘차게 날고 있다.

엔비디아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장 마감 뒤 분기매출이 13% 줄었지만 순익은 26% 폭증했다고 발표했고, 이튿날인 25일 주식시장에서 24% 넘게 폭등했다. 이른바 AI 골드러시가 엔비디아의 어닝서프라이즈 동력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팩트세트 자료를 인용해 엔비디아의 25일 마감가 기준 시가총액이 9380억달러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26일에도 상승세를 지속해 시총이 9632억달러에 육박해 1조달러 돌파를 코 앞에 뒀다.

하루 시총 증가액, 인텔 시총 앞질러

30년 전 미 식당체인 데니스에서 이뤄진 모임에서 출발한 엔비디아는 이제 AI 혁명의 중심에 선 반도체 업체로 성장해 사상최초의 시총 1조달러 반도체 업체가 돼 가고 있다.

엔비디아는 25일 하루에만 시총이 1838억달러 늘었다.

이날 엔비디아 시총 증가규모는 한때 반도체 업계 대부였던 인텔 전체 시가총액을 앞지르는 규모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인텔 시총은 25일 기준 1140억달러에 그쳤다.

엔비디아의 하루 시총 증가분은 인텔뿐만 아니라 웬만한 반도체 업체들의 시총도 가볍게 압도하는 규모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 시총은 1100억달러, 모바일 반도체 대명사 퀄컴은 1160억달러에 불과하다.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도 1540억달러로 엔비디아의 하루 시총 증가규모 1838억달러에 못 미친다.

하루 시총 증가규모, 역대 3위

엔비디아가 기록한 25일 시총 증가액 1838억달러는 역대 3위 기록이다.

하루 동안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 기록은 아마존이 갖고 있다. 지난해 2월 4일 하루 사이 시총이 1916억달러 증가했다.

2위는 애플로 지난해 11월 10일 1909억달러가 늘었다.

애플은 숱하게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월 28일 시총이 1789억달러 늘어 역대 4위를, 2020년 7월 31일에는 1722억달러가 증가해 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28일 기록한 시총 증가규모 1505억달러는 역대 6위 수준이다.

유일한 반도체 업체

아직 엔비디아가 시총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속도라면 엔비디아는 조만간 사상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 벽을 뚫는 반도체 업체가 된다.

1조달러 클럽 기업들은 지금까지는 일반 가정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모기업 알파벳 등 1조달러 클럽 4개 업체는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기업들이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이 정도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이름은 아니다.

엔비디아는 누구나 친숙한 소비자 가전,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아니다. 대신 그 이면에서 소비자 가전, 인터넷 서비스가 돌아가도록 하는데 필수불가결한 반도체를 생산한다.

엔비디아 반도체는 PC, 자동차, 로봇, 그리고 이제는 AI에도 들어간다. 세계 최대 AI 반도체 업체로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AI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오픈AI의 챗GPT로 돌풍이 불고 있는 생성형AI가 구동할 수 있는 핵심 두뇌 역할을 한다.

세계 최초의 범용 생성형 AI인 챗GPT에는 엔비디아 GPU 1만여개가 들어간다.

암호화폐와는 근본적으로 달라

다른 한 편에서 붐이 일고 있는 암호화폐와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스테이시 라스곤은 암호화폐의 경우 기업들이 실용적으로 활용할 요인이 없지만 AI는 확실한 쓰임새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5~10년 동안 AI가 펼칠 가능성은 지금 생각하는 수준을 크게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스곤은 지금은 AI 성장의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AI골드러시 속에 또 다른 AI 반도체 업체 마벨 테크놀러지는 16.04달러(32.42%) 폭등한 65.51달러로 치솟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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