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겁에 질린 女승무원 무대응?...엇갈린 승객 진술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7 16:30

수정 2023.05.27 17:46

"승무원 적극 저지 나서" vs "겁에 질려 무대응" 승객중 의사도 도움에 나서

[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비상문 개폐사고 당시, 승무원들이 적절한 대응했는지 여부를 두고 승객들간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 여성 승무원들이 적극 대응에 나섰다는 주장과 함께 겁에 질려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상반된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27일 논란이 일자 탑승객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각각 장문의 글을 올려 사실관계를 바로 잡겠다고 나섰다. A씨는 "여성 승무원 4명이 피의자를 붙잡았지만 키 185 이상에 몸무게 120㎏은 돼보이는 피의자를 제압하기는 역부족이었다"며 "승무원이 다급하게 도와 달라고 해서 나와 40대쯤으로 보이는 아저씨 2명이 달라붙어서 피의자를 끌어올리고 복도에 엎드리게 한 상태로 몸을 눌러 못 움직이도록 압박했다"고 사고 당시를 돌이켰다.

그는 "비행기 운행 멈출 때까지 5분 정도 압박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승객 194명 중 그때 상황 해결하려고 움직인 분은 승무원과 남성 승객 3명, 복도에 대기하던 2명 등 총 10명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행기 탑승구 (출입통로) 연결 후 앞쪽 승객들은 내렸고, 피의자는 비행기 꼬리칸 쪽으로 데려갔다.
승무원의 요청으로 승객 중 의사였던 분이 진찰했다"고 덧붙였다. 승객중 숨겨진 영웅도 있었다는 것이다. 여객기에 탄 194명 중 승객 9명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착륙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비상문이 열리는 사고가난 아시아나 여객기 모습. 연합뉴스
비상문이 열리는 사고가난 아시아나 여객기 모습. 연합뉴스

26일 출입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 안에서 승무원들이 수습에 나서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뉴시스
26일 출입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 안에서 승무원들이 수습에 나서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뉴시스
하지만 또 다른 승객들은 지역 공중파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반대 입장을 내놨다.

사고가 난 아시아나 8124편에 탑승했던 남성 B씨는 "(승무원의) 조치가 없었다"면서 "나는 '비상문 안 닫으면 착륙이 어렵겠구나. 나라도 가서 (문을) 닫아야 되나' 그런 판단을 하고 있었다. 그때 승무원 얼굴을 봤는데 완전히 겁에 질려서 가만히 앉아있더라. 그냥 자포자기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 쪽은 완전 비명 지르고 난리였다. 무사히 착륙했을 때는 막 박수치고 기도하고 그랬다. 완전히 재난 영화였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난 비행기의 비상문 맞은 편에는 승무원 좌석이 없어서 신속한 제어가 어려웠다. 아시아나항공은 앞으로 해당 기종의 비상문 바로 옆 좌석을 만석이 아닌 이상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사고는 30대 남성 탑승객 1명이 갑자기 출입문을 열면서 벌어졌다. 문이 열린 직후 비행기 객실 안으로 거센 바람이 들이쳐 일부 승객들은 공포에 떨었다. 대구경찰청은 출입문을 연 남성을 착륙 직후 체포해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긴급 체포된 피의자 C모씨(33)는 "비행기 착륙 전 답답해 빨리 내리고 싶어 비상문을 개방했다"고 첫 진술을 했다. 또한 그는 "최근 실직 후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1년 전쯤 제주도로 가 여자친구와 함께 살았으며, 최근 여자친구로 부터 결별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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