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건전성 관리 급한 불"...지방은행 대출도 어려워졌다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8 15:43

수정 2023.05.28 15:43

4월 지방은행 평균 신용점수 829점
5대은행·인터넷 은행보다 낮지만
지난해 11월 804점보다 크게 올라
연체율 급증한 지방은행 관리 '사활'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은행권 평균 신용점수
(점)
1월 2월 3월 4월
5대 시중은행 915.32 918.86 916.43 917.87
5대 지방은행 812.03 819.89 827.57 829.45
3대 인터넷은행 894.20 903.08 895.57 903.75
(은행연합회)


[파이낸셜뉴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1금융권의 마지막 보루였던 지방은행에서도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연체율 증가 등 건전성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지방은행도 보다 보수적으로 신용대출을 내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은행도 평균 신용점수 830점 '눈앞'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5대 지방은행(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의 평균 신용점수는 일반신용대출 기준 829.45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평균 대출금리가 가장 높았던 지난해 말에는 804.01점(11월), 806.29점(12월)로 800점대 초반에 머무르던 평균 신용점수가 올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11월 7.85%, 12월 7.97% 등으로 가장 높았다가 올 1월 7.21%까지 뚝 떨어졌다. 이후 올 3월에는 6.44%까지도 평균이 내려왔다.
국내외 통화 긴축 정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서고 이에 따라 시장금리도 하락하기 시작한 영향이다.

이처럼 고금리에 대한 부담감이 한층 사그라든 국면이지만 지방은행 평균 신용점수는 올 들어 꾸준히 높아졌다. 일반 신용대출의 평균 신용점수가 올 들어 812.03점(1월), 819.89점(2월), 827.57점(3월) 등으로 올랐다. 그만큼 보수적으로 대출을 내어주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같은 1금융권인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인터넷은행에 비해 지방은행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도 폭넓게 취급하는 관행으로 통했다. 지방에 본점을 두고 영업을 하는 은행답게 지방의 기업 및 가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성장한 영향이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은 관련 공시가 시작한 지난해 7월 이미 평균 신용점수 900점을 넘긴 바 있다.

벌써 5대 시중은행의 2배...높아지는 연체율

현재로서도 지방은행 평균 신용점수는 5대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에 비해 낮은 편에 속한다. 지난 4월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평균 신용점수는 각각 917.87점, 903.75점으로 모두 900점을 넘었다.

다만 문제는 지방은행 대출 문턱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 1월에서 4월 사이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평균 신용점수는 각각 2.55점, 9.54점 높아진 반면 5대 지방은행에서는 무려 17.42점이 높아지며 두 자릿수 상승 폭을 보였다.

이는 최근 연체율 상승 등 금융권 전반의 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할 필요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일정 기준만 통과하면 승인이 나는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신용대출은 담보가 없어 신용도에 따라 금리가 달라진다"며 "각 사 모형에 따라 심사해서 특정 등급에 따라 대출 여부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4분기 실적발표에서 5대 지방은행 연체율 평균은 0.58%로 5대 시중은행(0.27%)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전북은행(0.57%→1.19%)과 대구은행(0.36%→0.69%)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높아지는 등 상승세도 가팔랐다. 또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은행들은 하반기 대출 리스크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도 추산을 하고 있지만 상환능력이 없는 차주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어렵다"며 "이를 대비해 충당금을 더 쌓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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