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중이온을 빛 속도 5분의 1로 쐈다...1.5조투입 라온 1차 목표 달성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9 15:43

수정 2023.05.29 15:43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가속기 '라온' 빔 시운전에 성공
차세대 원전·바이오메디컬·천체물리학 등 활용 기대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이 저에너지 전체 가속구간에 걸친 빔 시운전에 성공했다. 과기정통부 제공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이 저에너지 전체 가속구간에 걸친 빔 시운전에 성공했다. 과기정통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1조5000억원이 투입된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이 저에너지 전체 가속구간에 걸친 빔 시운전에 성공했다. 중이온 입자를 빛 속도(초당 약 30만㎞)의 5분의 1 정도로 빠르게 가속시켜 1차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라온을 본격 운영해 과학 연구는 물론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차세대 원자로나 바이오 메디컬 분야에 활용돼 국가 산업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 가속기 저에너지 전체 가속구간에 걸친 빔 시운전에 성공했다. IBS 정연세 가속기운영부장은 "중이온 입자를 빛 속도의 5분의 1 정도로 빠르게 가속시켰다"며 "중이온 입자는 양성자에 비해 40배나 무겁다보니 입자를 이 속도로 가속시키는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라온은 성능 최적화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는 국내외 다양한 과학자들이 창의적이고 선도적인 연구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우선 과학분야에서 천체 물리학과 핵 물리학 연구에 많이 활용될 전망이다. 별의 생성과 진화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또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정연세 부장은 "중이온 가속기는 원자로를 구성하는 기본 데이터 자료를 확보하는데 꼭 필요한 장비"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바이오메디컬 분야에도 많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온은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 중이온 가속기다. 우리나라는 가속기 구축을 위해 지난 2010년 개념 설계를 시작으로 그동안 1조5000여억원을 투입, 가속기동 및 극저온 설비 등 제반 시설건설을 2021년 5월에 완공했다. 핵심장치인 초전도 가속장치는 2021년 12월에 구축 완료한 국내 최대 기초과학 연구프로젝트이다.

라온은 무거운 원소 '중이온'를 가속해 표적에 충돌시켜 새로운 희귀 동위원소들을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우주와 원소의 기원 및 별의 진화 과정을 밝힐 실험적 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지식과 과학을 새로운 영역으로 이끌 수 있다.
아울러 반도체, 이차전지 및 항암치료 등 소재·의료분야의 혁신 등 기초과학을 넘어 산업적 파급효과까지 기대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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