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배우 고용해 투자전문가 위장까지… 유튜브 사기광고 주의보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9 18:53

수정 2023.05.29 18:53

코인·해외선물·주식·상품권 등 재테크·부업 고수익 보장 현혹
자체 사이트 주소로 입금 유도
배우 고용해 투자전문가 위장까지… 유튜브 사기광고 주의보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유튜브를 보던 중 투자 광고 영상을 발견했다. 영상에 출연한 여성은 다이아몬드 차익거래를 통해 한 달 만에 2000만원을 벌었다고 자랑했다. 차익거래로만 하루에 최대 5%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자부했다. 사기 광고가 의심돼 신고를 하려 했지만 어느 기관에 신고해야 할 지도 난감했다. A씨는 "유튜브 차단 신고를 넣어도 실제 피해 사실 증명이 없으면 위반이 아니라고 (영상을) 내려주지도 않더라"고 했다.

최근 유튜브에서 재테크나 부업을 통해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는 투자 광고 사기가 횡행하고 있다.
투자 대상만 가상자산, 상품권, 금괴, 주식 등으로 다양화됐을 뿐 "단숨에 수 천 만원을 벌 수 있다"며 투자자를 유인하는 방식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광고로 인한 피해 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처벌도 사실상 어려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보자도 가능' 투자 광고 사기

2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달 3일 유튜브 채널 등으로 투자자들을 속이며 255억원 상당을 챙긴 총책 40대 남성 A씨 등 일당 1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일당은 가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기반으로 투자 리딩방을 운영하며 피해자 107명으로부터 25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범죄 홍보 수단으로 쓴 것은 '유튜브 영상'이었다. 이미 구독자가 많은 유튜브 채널을 구매해 상위 노출 광고를 통해 구독자 수를 늘렸다. 이어 방송 등을 통해 "진입 절차가 까다롭고 운용이 복잡한 해외선물 거래를 쉽게 해주겠다"며 "믿고 돈을 맡기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설득했다.

'고액 수익을 내주겠다'며 유혹하는 투자 광고 사례는 온라인 상에서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수사기관 입장에서 이러한 투자 광고의 불법성이 의심되더라도 실제 피해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달리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한 수사기관 관계자는 "유튜브 등 관계기관에서 광고 내용에 불법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판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현재는 피해가 발생한 뒤 불법 광고에 대해 사후 처리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배우 고용해 '경제학 박사'위장

유튜브 등에 '부업', '재테크' 등을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에서는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소개하는 방식대로 투자할 것을 부추기고 있다. 대개 투자 플랫폼이나 사이트 주소를 안내한 뒤, 일정 금액을 입금하면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수익을 몇 배로 불려주겠다고 광고한다.

이날도 조회수 약 10만회에 달하는 천연가스 투자 안내 영상이 수차례 유튜브 광고에 노출됐다. '숨만 쉬어도 돈이 들어온다'는 영상에는 자신이 해외 유명 대학의 경제학 박사라며 "초기 자본금 7000만원으로 총 2억원의 수익을 냈다"며 홍보하고, 투자를 권유한다. 이어 거래소 사이트를 안내하며 최소 투자금은 '100만원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영상은 대개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출연자를 모집해 촬영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한 유명 배우 구인 사이트에는 '부업·재테크 후기 영상 출연자를 모집한다'는 글이 다수 게시돼 있었다. 이들은 "투자를 통한 부업 수익화를 경험한 후기 영상에 출연할 배우를 모집한다"며 "카메라 앞 화면에 보이는 대사를 읽으면서 촬영하기 때문에 간편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증권 전문가 느낌이 나는 남자 배우를 찾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김우석 변호사(법무법인 명진)는 "투자 광고로 인한 사기는 대개 피해자의 '인지'로부터 수사를 시작한다.
광고의 불법성 의심만으로는 수사 착수를 (실무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소액으로 큰 수익을 벌었다는 투자 광고 사기 시나리오에 현혹되지 않도록 유의·예방·홍보가 급선무"라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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