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018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일방적으로 합병하는 일이 벌어지자 러시아를 제외한 G7 국가들이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G7 회의에서 러시아를 보이콧해 참여를 배제시켰다. 올해 5월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회의는 일본이 의장국이기 때문에 주최국으로 주제 선정과 공동선언을 문서화하는 큰 역할을 담당했다. 일본은 지금까지 7차례나 의장국 임무를 수행한 외교강국이다.
이러한 역사적 행보가 있었던 G7에 한국이 포함돼 G8 국가가 되기를 염원해 본다. 한국이 G8 국가에 포함되는 것에 대해 G7 국가들 간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편이다. 우선 가장 영향력이 큰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선제적으로 개선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높다. 지난 5년간 애타도록 한·미·일 공조체제를 만들어 보려고 절치부심 갈망해 왔는데 한국의 정상이 일본의 기시다 총리에게 손을 먼저 내밀면서 이 문제를 풀어준 것이다.
그리고 여타 유럽 국가들도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하는 나라, 자유와 민주주의를 국책으로 내세우는 한국은 자동차·휴대폰·K팝까지 G8 국가가 되고도 남는다. G7에서 일본만 아시아 국가이니 아시아에서 한국이 참여하면 G8 정상회의는 더욱더 진보된 글로벌 협력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일본이 아시아 국가에서 유일하게 G7 멤버 지위를 독보적으로 누렸는데 한국이 공식 멤버가 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주느냐가 가장 크나큰 변수가 될 것 같다. 만약 아베 신조 총리가 여전히 총리직에 있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파벌의 힘이 약한 기시다 총리의 한계도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이면 일본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어느 국가나 역사적 기회가 밀려들 때가 있는데 지금이 역사적 호기라고 생각한다. G8 국가가 되면 국격도 높아지지만 안전보장도 더욱 튼튼해진다. 윤 대통령 임기 내에 G8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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