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fn 이사람]"저개발국 보건 증진 앞장서는 IVI 26년, 말할 수 없이 뿌듯"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7 08:45

수정 2023.06.07 08:45

조완규 前 서울대총장·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상임고문
조완규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상임고문. 사진=강중모 기자.
조완규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상임고문. 사진=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올해로 국제백신연구소(IVI) 설립 26주년인데 IVI의 한국 유치와 설립, 지금이 있기까지 일조할 수 있었던 것을 돌아보면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
조완규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상임고문(사진)은 한국에 최초로 설치된 국제기관인 IVI의 아버지 같은 존재다. IVI의 탄생, 설립 이후 저개발 국가에 콜레라·장티푸스 백신을 보급하는 등 보건 증진에 앞장서고 있는 현 단계에 오기까지 조 상임고문은 중추적 역할을 맡아왔다.

조 상임고문은 저명한 생물학자로 한국의 경제 성장과 함께 과학의 발전을 이끌고, 많은 후학을 키워냈다. 지난 1987년 제18대 서울대학교 총장에 취임했고,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2년에는 서울대총장에 이어 교육부 장관을 역임했다.

올해 96세인 조 상임고문은 학자와 교육행정가 등 여러 활동을 하며 정관계는 물론 글로벌 학계에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 본인이 IVI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1995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UN총회 50주년 기념 연설에서 한국이 세계 어린이 질병퇴치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고, 한국은 여러 나라와의 경합을 거쳐 IVI를 한국에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조 상임고문은 "당시 서울대 명예교수였고, 은퇴를 해서 쉬려는 생각이었는데 정부에서 IVI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다른 적임자가 없다는 설득에 결국 나서게 됐다"며 "이후 IVI 유치와 설립 등 과정에서 고생을 많이 해서 머리와 눈썹이 다 하얗게 새 버렸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국에 IVI를 유치하고 나서 연구소를 설립하는 과정 전반도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조 상임고문은 설명했다. 특히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 문제였다. 조 상임고문은 정부의 지원금을 받고, IVI 한국후원회장도 맡아 IVI가 콜레라·장티푸스 백신을 저개발국에 보급하고 연구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현재 IVI 한국후원회 5대 명예회장은 대통령 영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위촉돼 맡고 있다. IVI 한국후원회 명예회장은 대통령 영부인이 맡는 것도 조 상임고문으로부터 시작했다. 조 상임고문은 김대중 대통령과 영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여러 계기에 만나 IVI 사업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고 이희호 여사가 초대 명예회장직을 수락한 이후 전통이 시작됐다.

조 상임고문은 지난해 IVI 설립 25주년에 이 같은 공로로 IVI 초대 이사회 이사장인 배리 블룸 전 하버드대보건대학원 원장, 유치위원회 간사를 맡았던 박상대 서울대 명예교수, IVI 프로젝트 책임자 및 IVI 총괄이사를 지낸 신승일 IVI 한국후원회 고문과 함께 설립 공로메달을 받았다.

고령인 조 상임고문은 최근에도 하루에 1만보를 걷는 등 건강하게 지내고 있고 후원회 활동에서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최근 국제로타리 한국 지부인 한국로타리의 3640지구(강남지역)에서 국내에서 저렴한 가격에 생산된 백신을 저개발국에 공급하는데 참여하기로 했다"며 "내년부터는 전국의 로타리가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