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휘어지는 태양전지, 셀프 코팅으로 효율·수명 다 잡았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30 11:35

수정 2023.05.30 11:35

GIST, 유기태양전지 공정 간소화 기술 개발
풀러렌 기반 자기조립 소재 활용
전력변환효율 14.9 → 15.6% 개선
광주과학기술원(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와 영국 임페리얼컬리지 런던 연구진이 유기태양전지의 코팅 공정을 간소화하면서 효율과 수명을 올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김만기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와 영국 임페리얼컬리지 런던 연구진이 유기태양전지의 코팅 공정을 간소화하면서 효율과 수명을 올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광주과학기술원(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 강홍규 박사와 이광희 소장은 영국 임페리얼컬리지 런던 연구진과 함께 유기 태양전지의 코팅 공정을 간소화하고 높은 효율과 긴 수명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기술은 스스로 얇은 층을 형성하는 물질을 활용해 평균 전력 변환 효율이 14.9%에서 15.6%로 개선됐으며, 내구성을 24배 늘렸다.

강홍규 박사는 "유기 태양전지는 코팅 공정을 하나만 줄이더라도 양산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어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기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저렴할 뿐만 아니라 가볍고 유연하며 투명하다.
특히 건물과 자동차의 창문이나 유리온실에 필름으로 부착하는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할 수 있다.

역구조 유기 태양전지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산화아연은 빛의 투과율이 높고 전하 수송 능력이 뛰어나지만 자외선이 흡수될때 광촉매현상을 일으켜서 전기를 만드는 광활성층을 분해시킨다. 이 경우 빛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져 전기 생산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산화아연 위에 보호층을 씌우게 되면 복잡한 코팅 공정 때문에 제조비용이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연구진은 단분자 물질인 '풀러렌 기반 자기조립 소재(C60-SAM)'가 산화아연과 만나면 표면에 얇은 층을 형성하는 점을 착안했다. 이를 이용해 풀러렌 기반 자기조립 소재를 광활성 물질에 혼합해서 코팅했다. 이렇게 하면 산화아연과의 반응하면서 스스로 보호층이 만들어졌다.

즉 풀러렌 기반 자기조립 소재의 카르복실산 말단기와 산화아연 표면의 하이드록실기 사이에서 새로운 화합물이 만들어지는 축합반응이 일어나 그 사이에 보호층이 안정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그결과 산화아연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전지의 효율과 수명을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코팅 공정을 간소화하는데도 성공했다.
유기 태양전지의 효율이 10% 떨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20여 분에서 8시간으로 약 24배 늘어나는 등 전지 수명이 대폭 개선됐다.

강홍규 박사는 "이는 역구조 유기 태양전지의 전자수송층과 광활성층 사이에서 발생하는 안정성 문제를 자기조립층을 이용한 보호막 형성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 강홍규 박사, 이광희 소장 연구진과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제임스 R. 듀란트 교수 연구진이 공동 수행하고 GIST 출신 정소영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 4월 25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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