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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째 중국 찾은 머스크 왜? "中시장·FSD 목적"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31 13:56

수정 2023.05.31 13:56

- 방중 때마다 찬사 아끼지 않는 머스크, 2019년엔 중국 덕분에 '부활' 성공
- "세계 중요 자동차 시장 장악하고, 완전자율주행 승인도 노리는 듯"
중국 테슬라 전시장. 사진=정지우 특파원
중국 테슬라 전시장.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 전기가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3년 만에 다시 중국을 방문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가 중국을 찾은 것은 이번까지 포함해 모두 10차례다. 중국 매체들은 머스크가 중국 제조업을 여전히 탐내고 있으며, 완전자율주행(FSD)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관영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는 31일 머스크의 방중 소식을 전하며 그가 중국에 대해 호평을 아끼지 않는 것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머스크는 전날 베이징에 도착한 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글을 올려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발전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이는 중국이 자체 건설한 우주정거장에 새롭게 우주비행사 3명을 보내는데 성공했다는 전날 보도에 대한 호응이다.
중국은 미국에 맞선 ‘우주 굴기’를 진행하고 있다.

머스크는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중국 국민은 부지런하고 똑똑하며 중국의 발전성과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면서 “테슬라는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하며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중국 발전의 기회를 공유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중국행은 10번째다. 2020년 1월 초 상하이 공장을 방문했을 때는 행사 도중 무대 위에서 춤을 추기도 했다.

매체는 “대부분 외국 자동차 업체 경영진보다 더 많은 횟수”라며 “중국 정부와 협력은 테슬라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9일 테슬라가 상하이에 대용량 전기에너지 저장 장치인 메가팩(초대형 상업용 에너지 저장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 역시 중국에선 일종의 ‘선물’로 보고 있다.

상하이시 관련 책임자는 체결식에서 “테슬라의 메가팩 생산 공장은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에 대한 자신감과 역량을 높였다”면서 “이는 미국과 중국 간의 ‘디커플링’ 속에 ‘설중송탄’(급히 필요할 때 도움을 줌)이 아닐 수 없다”고 추켜세웠다.

테슬라의 상하이 메가팩 생산 공장은 가동 초기에 연간 최대 1만 대의 상업용 에너지 저장 배터리 생산 능력과 약 40GWh(기가와트시)의 에너지 저장 규모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새 공장은 올해 3·4분기에 착공해 2024년 2·4분기에 생산에 들어간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상황은 머스크 기대만큼 녹록하지 않다. 테슬라는 차량 결함으로 리콜을 단행했으며, 테슬라가 추진하는 완전자율주행도 중국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중국 매체는 머스크가 자국에서 무엇을 노리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2019년 초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던 테슬라는 상하이에 건설된 연간 100만대 이상 생산 가능한 초대형 공장 덕분에 1300억위안 이상의 실적을 거두며 ‘부활’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테슬라는 현재 더 저렴하고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선 보다 큰 용량 확장이 필요하다는 게 매체의 판단이다.

테슬라가 적극적으로 중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FSD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테슬라는 이달 초 북미의 모든 차량 소유자에게 FSD 체험 패키지를 한 달 동안 무료로 제공했다. 시범 운영 뒤엔 유료 전환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한 곳이다.

펑파이 신문은 상하이시 관계자를 인용, “상하이는 테슬라와의 협력을 더욱 심화해 자율주행, 로봇 등의 상하이 배치를 추진하고, 핵심기술 우위를 갖춘 과학기술 산업 클러스터를 함께 조성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관찰자망은 “테슬라는 중국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FSD 등) 자격의 문턱을 넘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론 중국 내에서 데이터 유출에 휘말린 부정적 여론을 진정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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