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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달려 있다'..올해 패널 장비투자 10년래 최저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1 06:00

수정 2023.06.01 06:00


올해 디스플레이 장비투자 전망 추이(단위: 달러)
전망 시기 장비투자액
2022년 3분기 61억
2022년 4분기 44억
2023년 1분기 38억
2023년 2분기 35억
자료: DSCC

[파이낸셜뉴스] 올해 디스플레이 업계의 장비 지출액이 최근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침체·고물가 여파에 자금 경색 우려가 높아지자 예정된 신규 투자를 줄줄이 미루며 '버티기'에 들어가면서다. 중국 업체들이 지배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뿐 아니라 국내 패널 제조사들이 투자 여력을 집중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도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일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 장비 투자액은 35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1·4분기 내놓은 종전 전망치(38억달러)보다 7.8% 가량 눈높이를 낮췄다.
지난해 3·4분기만 해도 올해 61억달러 수준의 장비투자를 예측한 DSCC는 지난해 4·4분기(44억달러)에 이어 눈높이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 사실상 올해를 투자 저점으로 본 것이다. 예상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심화되며 패널 업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DSCC는 2020~2026년간 전체 장비투자 지출 규모도 종전 635억달러에서 하향한 62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보기술(IT)용 LCD 팹(공장) 투자 지연 여파로 올해 LCD 장비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기간 OLED 장비 투자도 6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패널 제조사들은 기존 추진하고 있는 IT용 OLED 투자는 정상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6년까지 8.6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에 4조 1000억원을 투입한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까지 예정된 3조 3000억원 규모의 6세대 IT용 OLED 라인 투자를 마친 후 내년 상반기 라인을 가동할 방침이다.

다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투자 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있다.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데다 IT 수요 회복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경우 실적 악화 등 부메랑을 맞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IT기기 제조사 애플 제품의 OLED 채택이 불확실한 점도 변수다. 당초 애플은 2026년부터 맥북 제품에 8세대 OLED 패널을 탑재할 계획이었지만, 수요 감소 등을 고려해 1년 가량 계획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애플 맥 제품 출하량은 410만대로, 전년 동기(690만대) 대비 4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PC 출하량 하락분(-29%)을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OLED 패널 채택 여부에 따라 패널 수요 회복 및 패널 제조사들의 투자 시점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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