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내분 커지는 민주, 쇄신은 어디로

김해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31 18:12

수정 2023.05.31 19:12

내부 갈등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바람 잘 날이 없다. 강성 지지층에 대한 관점과 혁신 기구, 대의원제 등을 두고 계속해서 전선이 만들어지더니 이번에는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누가 맡느냐를 놓고 이견이 부딪치고 있다.

5월 31일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정청래 의원의 행정안전위원장 내정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청원이 올라와 이날 오후 3시 기준 4000개가 넘는 동의를 받았다.

앞서 여야는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행안·교육·보건복지위원장(민주당 몫)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국민의힘 몫)을 새로 선출하기로 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갑자기 자당 몫 선출을 보류해 장제원 과방위원장만 선출됐다. 본회의 직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분출하면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기동민·허영 의원 등이 ‘지도부나 장관 출신이 상임위원장도 하는 것이 대외적으로 쇄신으로 비치겠나’라는 취지로 주장했고 적잖은 의원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원내대표와 장관을 지냈으면서 새 교육·복지위원장에 내정된 박홍근·한정애 의원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원내 결정에 따르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요 당직자·장관 출신은 가급적 상임위원장을 하지 않는 것이 국회 관례기도 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전날 의총이 끝난 후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이런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데 참 이해할 수 없고 개탄스럽다"며 “이미 약속된 것도 지키지 말자고 주장하는 (당내) 모습에 참 절망스럽다”고 했다. “꺾이지 않고 행안위원장으로 갈 것”이라고 선언한 정 의원은 이날까지 SNS 등을 통해 여론전을 이어 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의총에서) 그 전까지는 그런 기류가 없다가 기 의원이 발언하며 파장이 된 것"이라며 "다만 해당 발언이 일리 있고 다수 의원이 공감해 논의가 이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재선 의원도 "명분은 문제 제기를 한 쪽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이날도 쇄신안 등을 둘러싼 백가쟁명이 계속됐다. 앞서 '전권을 위임받은 혁신 기구'를 제안한 윤건영 의원은 이날도 KBS 라디오에 나와 "(혁신 기구 논의가) 제대로 진척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당 지도부가) 너무 질질 끌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안민석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제대로 하려면 피가 철철 흐르는 혁신을 해야 한다"며 "(혁신 기구 구성원) 전원을 외부 인사로 구성하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안 의원은 또 당 지도부와 혁신위가 각각 '민생'과 '혁신'을 담당하는 투 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김의겸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당대표 권한을 위임받은 '당내 부정부패·위법 행위 엄단 기구'를 만드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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