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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AM 4번째 요격시험 성공… 2025년 양산착수, KAMD 구축 청신호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1 11:36

수정 2023.06.01 15:02

요격시험 현장 최초 공개…"목표 지점에서 표적 미사일 명중"
표적추적 '시커'·직격비행체 모두 국내 기술…세계 3번째 개발
더 높은 고도서 변칙기동하는 北미사일 요격 L-SAM Ⅱ 개발 시동
[파이낸셜뉴스]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요격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ADD 제공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요격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ADD 제공
1일 국방부는 우리 군이 독자개발 중인 멀리서 높은 고도로 날아오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의 네 번째 요격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특히 요격 미사일 L-SAM의 탄두에 위치한 '시커(정밀추적기)'가 고도 50~60㎞를 비행하는 표적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해 직격 파괴하는 직격비행체(KV·Kill Vehicle)기술이 국내 개발에 성공했다는 의미가 크다. 관련 유사무기를 개발한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로 알려졌다.

이번 시험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박종승 ADD 소장 등이 참관했으며, 특히 L-SAM 요격시험 전체 과정 현장을 취재진에 최초로 공개했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5월 30일 충남 태안 소재 ADD 안흥종합시험센터에서 L-SAM의 요격미사일이 날아오는 표적 미사일을 교전 목표지점에서 정확히 요격·파괴했다.

시험은 북한의 초음속 탄도미사일을 공격을 가정한 실전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표적 미사일이 서해 남부 무인도에서 발사됐고, 이에 대응해 △우리 군의 레이더는 즉시 표적 미사일을 탐지 추적하고, △잠시 후 약 200㎞ 떨어진 서해 중부 해상에서 초음속의 L-SAM 요격미사일이 발사됐다. △L-SAM 요격 미사일은 계획된 목표 고도에서 표적 미사일을 정확히 직격해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ADD는 4번째 요격시험인 이번 시험에서 시험평가에 진입하기 전 탄도탄 요격 성능의 기술적 성숙도를 최종 확인했다.

ADD는 지난해 2월 L-SAM을 미리 설정한 궤도를 따라 탄착점을 향해 발사하는 시험에 성공했고, 같은해 11월엔 표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험에 처음 성공했다.

이번 성공에 따라 L-SAM은 이번 달부터 추가 신뢰성 검증 등 올해까지 시험 평가를 종료하고 내년까지 체계 개발을 끝내기로 했다. 2019년부터 시작된 체계 개발이 5년 만에 종료되면 양산 단계에 착수한다.

박종승 소장은 "그동안 유도탄의 기본 성능을 확인하는 시험부터 탄도탄 요격시험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시험을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단계적으로 L-SAM 성능을 확인했다"며 "오늘과 같은 시험은 L-SAM 다기능레이다의 표적 탐지·추적 능력에서부터 정밀유도를 통한 실제 요격에 이르기까지 L-SAM의 핵심능력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자리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종섭 장관은 "L-SAM 개발은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 능력이 높은 고도까지 확장된다는 데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며 "종말단계 상층까지 확장된 L-SAM의 능력은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 향상은 물론 한미동맹의 미사일 능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장관은 "L-SAM은 다층 방어체계의 핵심 전력"이라며 "사드(THAAD)에 버금가는 수준인데 앞으로 L-SAM Ⅱ(개량형)까지 개발하면 미국 수준 못지않은 방어체계를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또 "L-SAM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L-SAM Ⅱ, M-SAM 블록-Ⅲ 개발도 조기에 착수해 북한의 어떠한 미사일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수직·수평적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를 신속히 구축해달라"라고 당부했다.

국방부는 지난 5월 30일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독자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ㆍLong-range Surface-to-Air Missile)의 탄도탄 요격시험에 성공했다. 사진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30일 충남 태안 안흥종합시험센터에서 L-SAM 탄도탄 요격시험을 참관하던 중 L-SAM의 요격 미사일이 교전 목표지점에서 표적 미사일에 명중하며 요격에 성공하자 박수를 치며 축하하는 모습. 사진=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지난 5월 30일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독자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ㆍLong-range Surface-to-Air Missile)의 탄도탄 요격시험에 성공했다. 사진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30일 충남 태안 안흥종합시험센터에서 L-SAM 탄도탄 요격시험을 참관하던 중 L-SAM의 요격 미사일이 교전 목표지점에서 표적 미사일에 명중하며 요격에 성공하자 박수를 치며 축하하는 모습. 사진=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이번 요격시험 성공으로 L-SAM 개발의 성공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앞으로도 우리 군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한국형 3축체계 능력을 조속히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부는 "향후 L-SAM은 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개발 완료한 후 2025년 양산에 착수하여 전력화 계획에 따라 2020년대 후반경 군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L-SAM 체계개발이 완료되면 2025년부터 양산에 착수해 전력화 계획에 따라 2020년대 후반쯤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L-SAM은 한국형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도 불리며 우리 군에서 운용 중인 천궁Ⅱ(M-SAM 블록-Ⅱ) 대비 높은 고도에서 적 탄도탄을 요격하기 위한 무기체계다.

L-SAM은 3단 구조다. 1·2단의 추진기관과 3단의 KV((Kill Vehicle, 킬비클)로 이뤄졌다. 1·2단은 음속을 넘어서는 속도로 비행하며 KV에는 IR(적외선) 탐색기(시커)가 달려있다. 시커가 요격할 미사일의 추진기관에서 발생하는 열 등 표적 정보를 정확하게 추적한다. 이 정보를 토대로 KV는 자세 추력 제어 장치를 이용해 탄도미사일을 직격해 격파하게 된다.

L-SAM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정점 고도를 찍은 후 하강할 때 고도 50~60㎞에서 요격하는 상층 방어체계다. 고도 40㎞ 안팎에서 패트리엇(PAC-2/PAC-3) 및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개량형인 천궁-Ⅱ가 요격한다.

L-SAM이 전력화되면 고도 15~40㎞를 담당하는 지대공미사일 '패트리엇'(PAC3)과 '천궁-Ⅱ', 40~150㎞를 담당하는 주한미군 사드와 결합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또한 사실상 완성된다.

군은 또 L-SAM보다 요격 고도가 높은 고고도 요격유도탄과 북한의 KN계열 탄도미사일처럼 변칙 기동하는 활공 단계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요격유도탄을 각각 확보하는 L-SAM 개량형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고도 요격유도탄은 6년 후인 2026년에, 활공단계 요격유도탄은 2030년 이후에 각각 양산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달부터 6개월 일정으로 이뤄지는 사업 타당성 조사가 끝나면 고고도 요격유도탄은 체계개발에, 활공단계 요격유도탄은 탐색개발에 각각 착수한다.

L-SAM 요격탄이 표적탄을 명중시키는 순간의 적외선 영상. 사진=ADD 제공
L-SAM 요격탄이 표적탄을 명중시키는 순간의 적외선 영상. 사진=ADD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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