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44년 전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추방된 40대 남성에 대해 입양기관 홀트아동복지회가 국적 취득 확인 등 의무를 방기한 책임을 배상하라는 1심 법원 판단에 원고와 피고 측이 모두 항소했다.
홀트는 1일 서울 마포구 홀트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리적 해석을 다시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달 25일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입양기관의 후견인으로서의 보호 의무가 언제 종료되는지가 쟁점"이라며 "원고와 피고, 재판부의 판단이 모두 달라 고등법원의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박준민 부장판사)는 지난달 16일 신송혁(46·애덤 크랩서)씨가 홀트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정부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씨는 1979년 자신이 3세이던 당시 미국에 입양됐지만 파양됐고, 12세 때 다시 입양됐다가 16세 때 또다시 파양됐다.
신씨는 두 양부모에게서 버림받으면서 시민권 신청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2014년 영주권 재발급을 받는 과정에서 청소년 시절 경범죄 전과로 2016년 자녀들과 헤어진 채 한국으로 추방됐다.
이에 신씨는 자신에게 생모가 있었음에도 부모 정보를 기재하지 않고 고아 호적을 만들어 입양을 보낸 책임이 있다며 정부와 홀트에 2억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홀트는 항소장을 제출하며 1억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에 대해 강제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신씨 측은 이날 정부에 대한 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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