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감 30년 면제 논란'...역대 최장기 사형수 원모씨의 운명은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6 10:00

수정 2023.06.06 10:00

여호와의 증인 방화로 15명 살해, 사형 확정된 원모씨 올해 11월 '집행시효 30년' 만료 시효 만료 두고 "석방" vs "사형만 면제" 해석 갈려 법무부, 5일 형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사형제도 폐지 촉구하는 종교·시민사회단체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사형제도 공개변론에 대한 종교·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2.7.14 yatoya@yna.co.kr (끝)
사형제도 폐지 촉구하는 종교·시민사회단체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사형제도 공개변론에 대한 종교·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2.7.14 yatoya@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사형의 집행시효를 없애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면서 복역 중인 사형수 59명의 운명이 갈리게 됐다. 이들중엔 올해 ‘수감 30년’을 맞는 국내 최장기 사형수 원모씨(67)도 포함돼 있다. 현행법은 사형 집행 시효가 30년으로 정해져 있어 시효 만기 이후 정부가 사형만을 면제해야 하는지, 석방해야 하는지를 두고 법조계에서도 논란이 있어왔다.

실질적 사형폐지국, 시효 30년=면제 논란

특히 한국은 1997년 12월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실질적 사형 폐지국'이다.
이 때문에 시효 30년 이후 석방해야 한다는 해석도 힘을 얻은 바 있다. 법무부는 이런 논란을 정리하기 위해 사형 집행의 시효인 30년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입법했다.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이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사형은 사실상 종신형이 된다. 첫 적용 대상은 국내 최장기 사형수인 원모씨가 된다.

ⓒ 뉴스1 /사진=뉴스1
ⓒ 뉴스1 /사진=뉴스1

법무부 "교정시설 대기도 형 집행 절차"

원씨는 1992년 10월 강원도 원주에 있는 여호와의 증인 교회에 불을 질러 15명을 숨지게 하고 25명을 다치게 한 혐의(현존건조물방화치사 등)로 이듬해인 1993년 11월 대법원에서 사형을 확정받았다.

따라서 원씨는 현행 형법대로라면 사형이 확정된 올해 11월 집행 시효가 끝난다. 원씨의 사례 이전엔 사형수가 집행 시효를 다 채울 정도로 오랫동안 수감된 적이 없었던 터라 형법 77조와 78조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다.

쟁점은 사형수가 사형 집행 전 구금 상태로 대기하는 기간을 사형의 집행 과정으로 볼 수 있는지다. 법무부는 교정시설 대기 과정도 형 집행 절차의 일부로 보고 있다. 법무부는 현행법에 따르더라도 원씨 등 사형수는 형 집행 중인 만큼 집행 시효가 중단되지만 이를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형법 개정안을 입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형수가 구금된 상태를 '형 집행 과정'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맞선다. 형이 집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효가 만료될 경우 법적 구속력이 다 해 석방돼야 한다는 것이다.

2022년 12월 10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이란 반정부 시위대가 이란 사법당국의 사형선고에 반발해 시위를 펼쳤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로이터=뉴스1 ⓒ News1 /사진=뉴스1
2022년 12월 10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이란 반정부 시위대가 이란 사법당국의 사형선고에 반발해 시위를 펼쳤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로이터=뉴스1 ⓒ News1 /사진=뉴스1

11월 전 국회 가결 여부 따라 운명 갈릴 듯

이런 논란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공포되면 해소된다.
법무부는 개정안 부칙에 '개정규정 시행 전에 사형을 선고받고 시행 당시 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형의 집행 시효 폐지가 적용한다'고 적시했다. 올해 11월 전 국회에서 가결돼 시행된다면 원씨도 적용 대상이 된다는 얘기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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