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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놈이 잘나가네… 중공업 ETF '훨훨'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5 18:20

수정 2023.06.05 18:20

조선사 선박 수주 잇따르며
2분기 수익률 15% 달해
묵직한 놈이 잘나가네… 중공업 ETF '훨훨'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가 잇따르면서 중공업 상장지수펀드(ETF)가 수혜를 보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분기 들어 'TIGER200 중공업'과 'KBSTAR200 중공업'의 수익률은 각각 15.29%, 14.55%(2일 기준)로 집계됐다. 두 상품 모두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코스피200 중공업지수'를 추종하며 두산에너빌리티,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두산밥캣 등을 주로 편입하고 있다.

이 기간 두 상품을 각각 35억9772만원, 4억4691만원 순매수한 기관 투자자들이 뒷받침해준 덕분이다.

중공업 ETF 대비 조선사 주식의 비중이 높은 'HANARO Fn조선해운'도 6.26% 성과를 냈다.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HD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 3사는 올해 총 93척, 금액으로는 114억2000만달러(약 15조원)어치를 수주함으로써 연간 목표(157억4000만달러)의 72.6%를 달성했다. 또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이 대만 양밍해운과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 건조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은 1조2392억원이다.

삼성중공업도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원유운반선 2척을 2275억원에 수주했다. 올해 수주 금액은 27억달러로, 연간 목표(95억달러)의 28%를 채웠다.

김민수 KB자산운용 ETF솔루션운용본부 매니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병목현상, 유동성 공급에 따른 소비재 수요 급증으로 해상운임 가격이 뛰면서 컨테이너선 위주의 대량 발주가 이뤄졌다"며 "천연가스 급등 이후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들이 대거 쏟아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매출은 21조9686억원으로 전년 대비 26.97%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34.47% 증가한 7조9939억원, 흑자전환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신규 선박 가격지표인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도 지난해 말 161.81에서 올해 4월 기준 167.32로 대폭 뛰었다. 신규 건조 선박이 점차 비싸게 팔리고 있단 의미다.


김 매니저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로 인한 노후 선대 교체에 따른 선가 상승세와 누적 수주 잔고로 실적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높은 금리 수준은 선박금융 조달을 어렵게 하고, 경기 침체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둔화는 선박 발주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조선 이외 중공업 기업의 약진도 이런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국제기구에 공급하는 가압기를 출하했다는 소식을 알렸고, 현대로템은 개발 중인 수소전기트램을 이달 선로 위에 올려 운전 실증을 실시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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