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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260만원 기본소득으로 주면 일할까?' 英, 보편적 기본소득 실험 시작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6 09:48

수정 2023.06.06 14:08

[파이낸셜뉴스]
영국에서 월 260만원을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UBI) 실험이 시작된다. 인공지능(AI)이 자리를 잡으면 일자리를 잃게 될 이들을 위해 UBI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차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
영국에서 월 260만원을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UBI) 실험이 시작된다. 인공지능(AI)이 자리를 잡으면 일자리를 잃게 될 이들을 위해 UBI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차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

영국에서 월 1600파운드(약 260만원)를 지원하는 보편적 기본소득(UBI) 실험이 조만간 시작된다.

5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영국의 독립 싱크탱크 'Autonomy(오타너미·자율성)'가 자금을 확보해 조만간 30명에게 월 1600파운드를 지급하게 된다.
앞으로 2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실험에는 115만파운드가 투입된다.

연구진은 UBI를 지원받은 실험 참가자들의 삶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또 UBI를 받지 않는 실험 대조군에 대해서도 평가가 이뤄진다. 대조군 실험 참가자와 개별 면담을 하고 UBI 지원그룹과 이들 간 경험 차이점에 대해 질문을 할 예정이다.

실험은 높은 생활비로 악명 높은 런던 이스트핀칠리와 영국 북동부 재로(Jarrow)에서 진행된다.

UBI는 여러 형태가 있지만 대개 소득이나 고용 여부에 관계없이, 조건 없는 일정액을 모든 이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사회복지시스템 결함을 시정하고, 빈곤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오랫동안 논의가 이뤄지는 주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고통받는 빈곤층이 늘면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오타너미 윌 스트론지 연구책임자는 "모든 증거들이 UBI가 빈곤을 직접 완화하고, 수백만명의 삶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것을 가리킬 것"이라고 말했다.

UBI는 대개 보수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주제다.

효율을 강조하는 보수파는 경제적 격차를 고려해 혜택을 차등적으로 줘야 노동의욕을 꺾지 않고 복지를 챙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이 논리적으로 타당하지만 실제로는 현실에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선택적 복지의 경우 혜택을 받기 위한 까다로운 절차, 자신의 가난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 선정자 대상과 관리에 드는 막대한 비용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 혜택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실제 빈곤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만 노동의욕이 꺾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들도 있다.

2022년 미국에서 이뤄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9%는 UBI가 지급될 경우 업무 압박이 완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UBI가 지원될 경우 업무가 힘들어지면 언제든 그만둘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에서는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앤드류 양이 월 1000달러 UBI 공약을 들고 나오면서 주목을 받았다. 또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CEO, 괴짜 영국 사업가 리처드 브랜슨 등이 UBI에 호의적이다.


머스크와 브랜슨은 특히 인공지능(AI)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신하게 되면 소비가 사라지기 때문에 UBI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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