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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톡] ‘출산율 0.78명’ 이제 양육은 국가책임 시대

[재팬 톡] ‘출산율 0.78명’ 이제 양육은 국가책임 시대
지난주 일본 후생노동성은 일본의 작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사상 최저인 1.26명이라고 발표했다. 연간 출생아 수도 77만747명으로 189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연간 출생아 수가 8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며 제2차 베이비붐 시기인 1973년(209만명)에 비하면 약 3분의 1까지 감소했다는 우려의 기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기자는 조금 씁쓸한 마음으로 이 소식을 한국에 타전했다. '여긴 출산율 1.26명으로 이렇게나 호들갑인데 0.78명(2022년)인 우리는 어떠한가' 비교돼서다.

한국은 합계출산율이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5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회원국 중에서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반면 일본은 1975년 2.0명에서 1980년대 후반 1.5명, 2005년 1.26명까지 떨어졌다가 2015년엔 1.45명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일본이 저출산에 본격 대응한 것은 1990년부터로, 우리보다 16년이나 앞선다. 지난해에는 11개 부처에 흩어져 있던 출산 및 육아 지원부서를 통합해 '어린이가족청'을 설립했다. 그러나 한국은 대통령 자문기구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로 권한이 없는 조직을 뒀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저조한 지지율에도 인기가 없는 저출산대책에 힘을 싣고 있다. 국민 고통이 분담되는 일이지만 국가 미래의 존망이 걸린 문제로 인식하고, 하반기 국회에서 관련 예산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최근 "2030년까지가 저출산 상황을 반전시킬 라스트 찬스"라며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속도감 있게 저출산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12년째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7년을 인구절벽을 극복할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아동수당의 소득제한을 없애고 대상을 고등학생까지 확대하는 '아동미래전략방침' 초안을 공개했다. 특히 향후 3년 동안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저출산대책 가속화 계획에 연간 3조5000억엔(약 35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당초 추진된 3조엔 규모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이 역시 기시다 총리의 지시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김영미 저고위 부위원장의 브리핑을 받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과감하고 확실한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새 대책에는 '낳기만 하면 국가가 기른다' 정도의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야 한다. 금전적 이유로 출산을 포기한 딩크족(자녀를 두지 않는 부부)의 마음이라도 돌리려면 말이다.

km@fnnews.com 김경민 도쿄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