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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우영우의 준호씨다!” 현충일 추념식서 비망록 낭독한 군인의 정체

박상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7 06:55

수정 2023.06.07 15:06

배우 강태오. /사진=KTV 캡처
배우 강태오. /사진=KTV 캡처
[파이낸셜뉴스] 군 복무 중인 배우 강태오(본명 김윤환)가 현충일 추념식 행사에 등장해 화제다. 강태오는 지난해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준호’ 역으로 출연해 인기를 끈 배우다.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현충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이 거행됐다. 이 자리에서 강태오는 6·25전쟁 참전 용사 고(故) 이학수 상병을 기리기 위해 육군 대표로 단상에 올랐다. 강태오는 이학수 상병의 ‘병상 비망록’ 중 일부를 발췌한 ‘스물하나 비망록’을 차분하게 읽어 내려갔다.

이학수 상병은 1952년 경기 사천강 부근에서 벌어진 장단지구 전투에서 포탄 파편이 머리에 박히는 부상을 입고 고통 속에 살다가 지난 2005년 74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연단에 선 강태오의 목소리로 전해진 비망록에서 이 상병은 “총탄과 포성 소리가 끊이지 않던 고지에서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애타게 외쳐가며 온 힘을 다해 싸웠다. 하지만 정든 전우들을 그곳에 남겨둔 채 떠나야만 했고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그들을 떠올릴 때마다 그리움과 슬픔, 분노를 멈출 수 없다”고 전했다.

배우 강태오. /사진=KTV 캡처
배우 강태오. /사진=KTV 캡처
강태오는 “전쟁터에서 포탄에 맞아 쓰러졌고 입원한 병원에선 새로운 전우들과 부족한 병상을 나눠쓰며 지냈다. 병상이 아니었다면 알지 못했을 전우들과 함께 때로는 흙냄새 나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렸고 때론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며 반드시 다시 일어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다짐했다”는 이학수 상병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또 “강 위의 조각배가 어디로 갈지는 뱃사공의 손에 달려 있듯 우리나라의 앞날은 청년에게 달려 있다. 청년들은 불타는 애국심으로 당당하게 대한민국을 일으킬 것”이라고 낭독했다.

강태오는 이어 “나라를 지키는 용사들이여, 이 땅에 평화와 자유가 자리 잡고 마침내 태극기가 휘날릴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자. 돌아오지 못할 그 날의 전우들을 생각하며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그들을 그리워하며 작별이라는 두 글자를 원치 않는 마음으로 이 시를 전한다”고 마저 읽었다.

배우 강태오. /사진=KTV 캡처
배우 강태오. /사진=KTV 캡처
그러면서 강태오는 “정전의 38선 너머 통일되는 날까지 언제나 지키자 조국을 위하여. 진해 해군병원 병상에서 상병 이학수”라며 낭독을 마친 뒤 경례를 했다.

한편 강태오는 지난해 방영된 ENA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출연, 우영우(박은빈)를 좋아하는 이준호 역을 맡으며 인기를 모았다.
극중에서 주인공 우영우가 이준호를 ‘준호씨’라고 부르며 ‘준호씨’라고도 잘 알려졌다.

강태오는 지난해 9월 충북 증평군에 위치한 37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 조교로 발탁돼 복무 중이다.
전역일은 2024년 3월 19일로 알려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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