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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난임 환자, 30대가 가장 많아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7 09:26

수정 2023.06.07 09:26

전체환자 10년만에 33.7% 증가
지난 2013~2022년 사이 미즈메디병원 연령대별 남성난임 환자비율. 미즈메디 병원 제공
지난 2013~2022년 사이 미즈메디병원 연령대별 남성난임 환자비율. 미즈메디 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 20대에 결혼해 10년간 자연임신 시도에도 아이 소식이 없자 병원을 찾은 이 모씨(남·38), 김 모씨(여·32) 부부. 함께 받은 난임 검사에서 남편에게 비폐쇄성 무정자증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비폐쇄성 무정자증은 고환의 문제로 정자를 생산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남편은 고환에서 정자를 추출하는 정자채취술을 진행한 후 시험관 아기 임신에 성공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

미즈메디병원은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남성 난임으로 진단받은 환자 1만2655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 남성 난임 환자수는 2013년 1095명에서 2022년 1464명으로 10년 전 대비 33.7%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연령대별로 살펴본 결과 3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이 기간에 20대, 30대의 비율은 감소한 반면 40대는 증가했다.

30대 환자 비율은 2013년 74.2%에서 2022년에는 72.6%로 감소했고, 20대 환자비율 역시 2013년 7.6%에서 2022년 5.8%로 감소했다.
반면, 40대 환자비율은 2013년 16.4%에서 2022년 20.4%로 증가했다.

김기영 미즈메디병원 비뇨의학과 주임과장은 “과거에는 불임의 원인을 여성에게서만 찾으려고 해 여성들이 주로 난임 병원을 찾았지만, 현재는 난임은 부부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이 많아졌다"며 "남성 난임검사가 여성 난임검사에 비해 비교적 간단해 병원을 찾는 남성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결혼과 출산연령이 높아지면서 남성 난임 환자의 연령대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 난임의 원인은 정자형성 장애, 정자 이동과정의 장애, 부부관계의 기능성 장애 등이다. 정자형성 장애는 고환에서 정상적인 정자를 만들지 못해 정자 숫자의 감소, 활동성 저하, 모양 이상을 유발하는 경우다. 정자 이동과정의 장애는 고환에서는 정상적으로 정자가 만들어지지만 부고환, 정관, 정남, 전립선 등의 이상으로 정자 이동 및 배출의 장애가 있는 경우이다. 발기부전, 사정장애 등에 의한 부부관계가 어려운 경우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

김 과장은 “일반적으로 남성 난임은 단순히 한가지 요인에 의해 유발되기 보다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생기는 결과"라며 "무정자증, 정계정맥류, 비뇨생식기계 감염, 호르몬 분비 이상, 환경호르몬 노출, 흡연, 음주, 스트레스, 비만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고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므로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계정맥류나 정자이동통로가 막힌 폐쇄성 무정자증이 원인이라면 현미경 수술로 교정하고 수술적 교정이 불가능한 폐쇄성 무정자증과 고환기능에 문제가 생긴 비폐쇄성 무정자증의 경우 고환에서 정자를 추출해 체외수정을 통해 임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데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정자의 질적, 양적 개선을 기대하려면 적어도 3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정자가 만들어져 밖으로 나오기까지 총 3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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