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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만 1291만명, 중국판 수능 '가오카오' 시작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7 11:25

수정 2023.06.07 15:18

-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 시험장 주변 호텔 예약 급증...바가지요금도
- 中 교육부, 가오카오 시험 부정행위 단속 엄벌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가 7~8일 이틀간 치러진다. 사진=중국 인터넷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가 7~8일 이틀간 치러진다. 사진=중국 인터넷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가 시작되면서 시험장 주변의 호텔이 들썩이고 있다. 고시장과 가까운 호텔 방은 일찌감치 예약이 끝났고, 바가지요금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1291만명 시험, 호텔 '호재'

7일 펑파이신문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올해 가오카오 시험은 8일까지 이틀간 치러진다. 수험생은 역대 가장 많았던 지난해보다 98만명 늘어난 1291만명으로 집계됐다.


매체가 중국의 여행 플랫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험장 주변 3km 이내 호텔 예약은 전년 동기대비 4배 가까이 늘었다. 시험장 주변 호텔에서 점심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제 방’도 작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시험장 주변 3km 내 가오카오 예약 인기 도시는 수도 베이징과 경제 수도 상하이가 1~2위를 차지했다. 시간제 방 예약 건수는 상하이가 가장 많았다. 상당수 수험생 가족들은 가오카오 몇 달 전부터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도시의 시험장 주변 호텔을 예약했다.

수험생 가족들 사이에선 ‘985’, ‘211’과 같은 호텔 객실 방 번호가 인기를 끌고 있다. 985와 211은 중국의 대학육성정책이다. 985는 베이징대학과 칭화대학 등 소수의 대학을 글로벌 명문 대학으로 육성시키겠다는 프로젝트다. 1998년 5월 장쩌민 전 국가 주석이 처음 발표했다. 211은 21세기를 겨냥해 100개의 명문 대학을 키워내겠다는 청사진을 말한다. 1995년 11월 시작됐다.

즉 수험생이 정부의 지원 대상인 명문 대학에 들어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해당 번호의 호텔 객실을 예약한다고 매체들은 소개했다.

중국에서 숫자 8을 행운을 불러주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가오카오에선 오히려 8층 대신 7을 선호하기도 한다. ‘마음이 혼란하다’ 혹은 ‘안절부절하다’는 의미의 중국 사자성어 ‘칠상팔하(7은 오르고 8은 내려간다)’를 의식한 탓이다. 다시 말해 8을 성적 하락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7층을 찾는다는 설명이다.

일부 호텔 예약 플랫폼은 ‘가오카오 에너지 정류장’을 운영하기도 한다. 수험생과 가족들에게 무료 비상 문구, 수화물 보관, 무더위 쉼터 등을 제공한다. 또 수험생 가족에겐 체크아웃 2시간 추가 연장 상품도 등장했다.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가 7~8일 이틀간 치러진다. 사진=중국 인터넷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가 7~8일 이틀간 치러진다. 사진=중국 인터넷

부정행위 잡아라

교육 당국은 부정행위 경계령을 내리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교실마다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CCTV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비디오 감독관들을 배치했다. 또 고사장 입구에는 스마트 보안 검색대와 5세대 이동통신(5G) 신호 차단기, 금속 탐지기 등을 갖춰 수험생들이 전자기기를 휴대하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

대학들은 재학생들이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못하도록 가오카오 기간 학교 밖을 나가지 못하도록 했으며, 학교 관계자들은 특별한 사유로 외출했거나 교외 실습 중인 학생들의 위치를 수시로 파악하도록 했다.

중국에서는 해마다 가오카오 부정행위 사례가 적발돼 논란이 됐다.
2020년 가오카오 때 한 수험생이 사전에 돈을 주고 정답을 알려줄 사람을 고용한 뒤 시험 당일 휴대전화를 들고 고사장에 들어가 공모자와 문제·답을 주고받았다. 미술 실기시험을 대신 치렀다가 수험생과 대리 응시자, 이들의 부정행위를 알선한 2명 모두 형사 처벌되기도 했다.


교육부는 지난 4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범죄 세력이 허위 정보를 유포해 불안감을 조성하며 수험생들의 부정행위를 유도하거나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며 “이들의 꼬임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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