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다른나라보다 더 크게 움직인 원·달러 환율.. 한은 "무역수지 충격 시차 두고 반영돼"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8 21:15

수정 2023.06.08 21:15

2023년 6월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네 마녀의 날'으로 불리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인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75포인트(0.18%) 내린 2,610.85에,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59포인트(0.52%) 내린 876.13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3.6.8. 연합뉴스
'네 마녀의 날'으로 불리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인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75포인트(0.18%) 내린 2,610.85에,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59포인트(0.52%) 내린 876.13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3.6.8. 연합뉴스

최근 주요국 환율 변동성 및 변화율 추이
한국 환율 변동성 34개국 평균 변동성 한국 환율 변화율 34개국 평균 변화율
2022.8 0.6 0.6 3.0 1.5
2022.9 0.7 0.7 7.0 4.3
2022.10 0.6 0.7 -0.5 -0.1
2022.11 1.2 0.8 -7.5 -3.9
2022.12 0.7 0.6 -4.4 -0.5
2023.1 0.5 0.6 -2.2 -1.8
2023.2 0.7 0.6 7.4 3.0
2023.3 0.9 0.6 -1.7 -1.3
2023.4 0.6 0.5 2.9 0.1
(출처: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8월 이후 원·달러 환율 변화율이 다른 통화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원화 절하율이 34개국 중 가장 높았다.
무역수지 적자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데다, 한·미 간 금리차가 1.50%p까지 벌어진 영향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무역수지 적자 등 대내외적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 재차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변화율이 34개국 중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기간 중 원화의 변화율은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과 비교해 변화율이 급격하게 높아진 것이다. 환율 변화율은 전월말 대비 이달말 환율의 변화율을 의미한다.

한국의 환율 변동성은 지난해 △8월 3.0% △9월 7.0%로 34개국 평균인 1.5%, 4.3%를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인 지난해 10월에는 -0.5%로 34개국 평균(-0.1%)을 크게 상회했고, 11월에도 -7.5%, -4.4%로 34개국 평균인 -3.9%, -0.5%보다 변화율이 컸다.

올해 들어서도 △1월 -2.2% △2월 7.4% △3월 -1.7% △4월 2.9%로 타국 평균값(-1.8%, 3.0%, -1.3%, 0.1%)보다 변화율이 높았다. 2월에는 34개국 평균이 3.0%일 때 원달러 환율은 7.4%를 보여 두 배 이상 높았고 가장 높은 절하율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모형을 통해 원달러 환율 충격반응을 분석한 결과 무역수지 충격과 한미금리차(내외금리차)가 환율을 높이고,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은 환율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내외금리차와 CDS 프리미엄은 당월에, 무역수지 충격은 1개월의 시차를 두고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 이후 5월까지 15개월째 적자를 내고 있는데, 무역수지 적자가 환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달러화가 약세이던 지난 2월 특히 오른 환율에 대해서는 "상당부분(40%)이 무역수지 충격에 의해 설명됐다"라며 "모형에 포함되지 않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기조 예상도 원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달러화가 약세인 와중에 경제 펀더멘털 요인 등으로 원화가 더 약세를 보여 환율이 올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변화율의 월중 표준편차인 변동성 또한 지난해 3월 이후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환율 변동성은 0.5%p 안팎에서 등락했지만,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장기평균(0.5%p)을 상회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선진국과 남미 신흥국들보다는 낮지만, 중국이나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금융개방도가 높은 선진국의 환율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반면, 자본통제가 강한 동아시아 국가에서 변동성이 작다. 그 중간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환율 변동성 또한 선진국보단 낮고 동남아 국가보단 높다.

이런 가운데 한미간 금리차 확대, 무역수지 적자 등 환율 상승압력이 남아 있다.
경상수지 적자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거나 한은이 통화정책 기조를 조기에 전환할 경우 상승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5월 미국 연준이 한미금리차가 역대 최대수준으로 확대됐지만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라며 "5월 외환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하반기 이후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외국인의 주식투자 자금 유입 등의 영향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부총재보는 "하반기 이후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가 있다"면서 "환율 움직임에 한미금리차 뿐 아니라 경기, 물가 등 경기적 요인과 통화정책,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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