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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신경영’과 ‘포니’의 창업정신 되새기며 다시 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8 18:04

수정 2023.06.08 18:04

한국 경제성장률 잇단 하향
대담한 도전과 혁신 요구돼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17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반도체 국가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17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반도체 국가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피 말리는 국가 대항전이 펼쳐지고 있다. 꼴찌에서 선두권으로 질주하던 한국은 주춤하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오르는데 한국만 역주행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반도체 국가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경제활력을 살리기 위한 비상한 각오를 밝힌 이유일 것이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반도체와 이차전지라는 두 개의 전선에서 치열한 세계적 산업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기업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반도체 경쟁은 민간기업 차원을 넘어섰다. 민간과 정부 그리고 국민의 삶이 걸린 국가 총력전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만 놓고 봐도 우리 경제의 체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6%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기존 2.3%보다 0.2%p 내린 2.1%로 예상했다. OECD는 한국 성장률을 지난해 6월 2.5%, 9월 2.2%, 11월 1.8%, 올해 3월 1.6%로 계속 내려 잡고 있다. OECD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3월에 제시한 수치보다 0.2%p 낮은 2.1%로 제시했다.

반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2.6%에서 2.7%로 0.1%p 높여 잡았다. OECD와 세계은행(WB)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각각 5.4%와 5.6%로 상향 조정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로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유독 한국만 성장률 전망이 비관적이다. 성장을 저해하는 아킬레스건이 많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성장신화를 다시 쓰기 위해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반전의 스토리를 구상해야 한다. '포니'는 우리나라 최초의 독자개발 승용차 모델이다. 포니를 처음 해외에 수출할 당시에 현대차가 완성차 세계 3위 업체가 될 것이라고 예상이나 했겠는가. 과거 유산을 통해 미래 비전을 찾으려는 취지를 담은 '현대차 헤리티지 플랫폼' 프로젝트에 대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늘의 현대차를 만든 우리의 시작을 돌아보고, 어떤 지향점을 향해 나아갈지 답을 찾기 위한 행사"라고 강조했다. 삼성 이건희 선대 회장이 30년 전 세계 각지의 삼성 임직원 200여명을 모아놓고 밝힌 '프랑크푸르트 선언(신경영 선언)'도 글로벌 삼성의 기점이 됐다. 양보다 질로 승부하자는 경영철학은 메모리반도체 시장 1위 신화를 낳았다.

다시 뛰는 한국 경제는 민간과 정부가 원팀으로 뭉칠 때 가능하다. 경제와 안보가 한데 뒤엉켜 있어 기업과 정부 역할을 따로 떼 놓아선 안 된다.
한국 경제의 신화를 쓴 창업가들은 한결같이 대담한 도전과 혁신을 강조했다. 민간기업들은 불리한 자원환경을 딛고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거듭난 창업정신을 되새겨보고 담대한 경영을 재구상해야 한다.
정부도 창업국가 정신으로 재무장해 기업이 맘껏 뛸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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