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반도체·2차전지 대형주만 담는 외국인… 증시 양극화 우려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8 18:11

수정 2023.06.08 18:11

외국인 한달 코스피 순매수금액
삼성전자 등 대형주 98.9% 차지
글로벌 증시 대형 기술주 강세
하반기 대형주 실적 기대감도
코스피 대형주지수 5% 오를때 중소형지수 1%대 상승률 그쳐
반도체·2차전지 대형주만 담는 외국인… 증시 양극화 우려
코스피지수가 2600선에 안착한 가운데 '대형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반도체, 2차전지 등 대형주에 몰린 데다 하반기 실적 개선이 점쳐지면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달러 약세,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대형주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주 5% vs 중·소형주 1%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5.2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57%)을 웃돈다. 대형주지수는 코스피시장의 시가총액 1~100위로 구성됐다.
매년 2월 마지막 거래일을 기준으로 3월에 변경된다.

대형주 중에서도 강세를 보인 종목은 반도체와 2차전지다. 시가총액 1·3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 달 사이 각각 8.91%, 23.68% 올랐다. 2위 LG에너지솔루션도 4.79% 상승했다.

이와 달리, 코스피 중형주지수와 소형주지수는 부진한 모습이다. 같은 기간 두 지수는 각각 1.20%, 1.79% 상승에 그쳤다. 중형주지수는 시가총액 101~300위, 소형주 지수는 301위 이하 종목으로 이뤄져 있다.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외국인의 수급이 반도체, 배터리 등 주요 대형주에 몰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달 동안 외국인의 대형주 순매수 금액은 3조9111억원으로, 코스피시장 전체 순매수 금액(3조9548억원)의 98.89%를 차지한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이 반도체주로 몰리면서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이 큰 종목에 자금이 몰리면 작은 종목들의 자금까지 빨아들이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최근에는 기관도 대형주 중심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에서 대형 기술주가 강세다. 중소형주는 저조한 흐름"이라며 "한국 역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가가 많이 떨어졌던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 대형주들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은 3조6840억원으로 1조원을 넘기지 못했던 1·4분기와 비교해 크게 좋아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하반기로 갈수록 적자 폭이 줄고, 내년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1·4분기 5329억원에서 3·4분기 7922억원, 4·4분기 8652억원으로 이익 폭을 늘려갈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까지 대형주 강세" VS "외인 매수 제한적"

증권가에서는 하반기까지 대형주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형주를 향한 외국인 수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상단 2800선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결국 지수를 끌어올리는 건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기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달러 약세 가능성이 있고, 이달에 기준금리를 인상한다 해도 하반기는 동결 가능성이 높다. 시중 단기금리가 하락하면서 미국에 머물던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도 영향을 받을 것이고, 삼성전자 등 대형 가치주가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주 들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해졌다는 이유를 들어 중소형주로 흐름이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꾸준히 들어오던 외국인 자금이 지난 7일부터 들어오지 않고, 매수세도 다소 약해졌다"며 "산업재 등 중소형주가 다시 오르는 현상을 봤을 때 외국인 매수세는 제한적이다.
주도 흐름이 중소형주로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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