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달러 약세에도 원화 절하율 최고.. 한은 "무역수지 적자 충격 여파"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8 18:16

수정 2023.06.08 18:49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지난해 8월 이후 원·달러 환율 변화율이 다른 통화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원화 절하율이 34개국 중 가장 높았다. 무역수지 적자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데다, 한미 간 금리차가 1.50%p까지 벌어진 영향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무역수지 적자 등 대내외적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재차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변화율이 34개국 중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기간 중 원화의 변화율은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과 비교해 변화율이 급격하게 높아진 것이다.
환율 변화율은 전월 말 대비 이달 말 환율의 변화율을 의미한다.

한국의 환율 변동성은 지난해 △8월 3.0% △9월 7.0%로 34개국 평균인 1.5%, 4.3%를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인 지난해 10월에는 -0.5%로 34개국 평균(-0.1%)을 크게 상회했고 11월에도 -7.5%, -4.4%로 34개국 평균인 -3.9%, -0.5%보다 변화율이 컸다.

올해 들어서도 △1월 -2.2% △2월 7.4% △3월 -1.7% △4월 2.9%로 타국 평균값(-1.8%, 3.0%, -1.3%, 0.1%)보다 변화율이 높았다. 2월에는 34개국 평균이 3.0%일 때 원·달러 환율은 7.4%를 보여 두 배 이상 높았고 가장 높은 절하율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모형을 통해 원·달러 환율 충격반응을 분석한 결과 무역수지 충격과 한미 금리차(내외금리차)가 환율을 높이고,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환율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내외금리차와 CDS 프리미엄은 당월에, 무역수지 충격은 1개월의 시차를 두고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 이후 5월까지 15개월째 적자를 내고 있는데, 무역수지 적자가 환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달러화가 약세이던 지난 2월 특히 오른 환율에 대해서는 "상당부분(40%)이 무역수지 충격에 의해 설명됐다"며 "모형에 포함되지 않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기조 예상도 원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달러화가 약세인 와중에 경제 펀더멘털 요인 등으로 원화가 더 약세를 보여 환율이 올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한미 간 금리차 확대, 무역수지 적자 등 환율상승 압력이 남아있다. 경상수지 적자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거나 한은이 통화정책 기조를 조기에 전환할 경우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5월 미국 연준이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지만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5월 외환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하반기 이후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외국인의 주식투자 자금 유입 등의 영향이 있다"고 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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