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다회용기, 배달 '대세' 자리잡을까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0 06:00

수정 2023.06.10 06:00

서울시내 10개 구단위 지역에서 배달시 다회용기 지원
다회용기는 철저한 소독 거쳐 시민에게 제공
기후위기와 환경에 대한 관심↑...전국 확산 여부 관심
[파이낸셜뉴스] 다회용기가 음식배달 시장에 새로운 대세가 될 수 있을까? 최근 서울시에 배달앱과 협력해 다회용기 사용을 촉진하는 가운데, 기후위기 등에 따라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민들이 얼마만큼 호응을 보일지 관심을 모은다. 특히 최근 배달앱 이용자들이 감소한 가운데 다회용기 새롭게 이용자를 유인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10개 지역에서 '다회용기 배달' 지원
서울시눈 이달 중 5개 자치구에서 배달 음식 주문 시 다회용기에 담아주는 ‘제로식당’ 서비스를 시작한다. 앞서 강남구, 서초구, 관악구, 광진구, 서대문구에서 다회용기 주문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눈 이달 중 5개 자치구에서 배달 음식 주문 시 다회용기에 담아주는 ‘제로식당’ 서비스를 시작한다. 앞서 강남구, 서초구, 관악구, 광진구, 서대문구에서 다회용기 주문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서울시 제공

SK텔레콤과 국립공원공단이 제공하는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과 국립공원공단이 제공하는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 SK텔레콤 제공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중 5개 자치구에서 배달 음식 주문 시 다회용기에 담아주는 ‘제로식당’ 서비스를 시작한다. 동작구, 송파구, 성동구, 용산구, 마포구다. 앞서 지난 해 제로식당 서비스를 시작한 강남구, 서초구, 관악구, 광진구, 서대문구를 포함해 총 10개 지역에서 다회용기 주문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땡겨요 3개 배달앱에서 이용 가능하며 주문 시 카테고리에서 다회용기 주문을 선택하거나, 배너 클릭 또는 검색창에 '다회용기' 검색을 통해 다회용기 사용 음식점을 확인할 수 있다.

주문한 음식은 다회용기와 가방에 담겨 배달되며, 식사 후에는 사용한 그릇을 가방에 담아 집 앞에 놓고 가방에 부착된 큐알(QR)코드를 찍어 반납 신청을 하면 된다. 이용에 따른 별도 보증금이나 추가 비용은 없다.

반납한 다회용기는 ‘애벌세척→불림→고온세척→헹굼→건조→살균소독→검사’ 7단계의 위생적인 세척 과정을 거쳐 식당으로 다시 공급된다. 시는 올해는 무작위로 유기물 오염도(ATP) 위생검사를 주 1회 실시하고, 민간 대비 4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등 시민이 안심하고 다회용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위생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예정이다.

민간 소독업체 기준인 200RLU 보다 4배 더 강화된 50RLU을 기준으로 용기 청결을 유지한다. RLU(Relative Light Unit) : 오염도를 나타내는 단위. 물체에 묻은 유기화합물의 농도를 측정한 것으로, 청결할수록 수치가 낮게 나타난다.

제로식당에 참여하는 3개 배달앱(배달의민족, 요기요, 땡겨요)은 서비스 확대를 기념해 전 지역 다회용기 이용자를 상대로 할인, 상품권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사업 결과에 따라 배달 음식 비율이 가장 높은 한식(52%)을 중심으로 양식(10%), 분식(8%), 샐러드(7%) 등 다양한 음식점을 모집했다. 1회용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뉴인 족발·보쌈에서부터, 순대국, 해장국, 냉면, 삼계탕, 일식 등 다양한 메뉴에서 다회용기를 적용했다.

축제·캠핑 등 다회용기 사용 증가
서울시가 배달 음식을 포장할 때 다회용 그릇에 담아주는 '제로식당'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는 강남구 한 공유주방에서 직원이 배달 음식을 다회용기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배달 음식을 포장할 때 다회용 그릇에 담아주는 '제로식당'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는 강남구 한 공유주방에서 직원이 배달 음식을 다회용기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국립공원공단, 행복커넥트와 지난 해 10월 국립공원 치악산 구룡 야영장에서 야영객들이 일회용품 없이 친환경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다회용기 이용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야영장에서 사용된 다회용기 모습.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국립공원공단, 행복커넥트와 지난 해 10월 국립공원 치악산 구룡 야영장에서 야영객들이 일회용품 없이 친환경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다회용기 이용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야영장에서 사용된 다회용기 모습. SK텔레콤 제공
서울시는 지난 달 진행한 ‘서울재즈페스티벌 2023’에서도 행사장 내 다회용기 사용을 지원, 1회용품 없는 친환경 축제로 진행했다. 행사장 내 16개 부스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다회용 컵과 용기, 숟가락과 포크 등을 제공했다. 다 쓴 용기는 행사장 4곳에 설치한 다회용기 수거함에 반납하도록 했다. 다회용기 수거함 내부는 세균번식 방지 기능이 있어 낮 기온이 오르는 야외공간에서도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수거한 다회용기는 애벌세척, 초음파 세척, 고온고압 세척, UV살균 등 7단계의 세척 과정을 거쳐 재사용된다.

최철웅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지난해 사무실과 1인 가구가 밀집된 5개 자치구에 다회용기 음식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세척 인프라가 우수하고 배달음식 수요가 많은 10개 자치구로 범위를 넓힌다”며 “다회용 배달용기를 사용하는 친환경 소비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배달앱 사용이 최근 들어 감소한 가운데 다회용기 사용 확대가 이용자 유인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 달 통계청에 따르면 음식 배달 서비스 거래액은 2021년 분기 평균 전년 동기 대비 51.7%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지난해 3·4분기엔 7.8%에 그쳤다. 지난 4월 음식 배달 서비스 거래액은 2조105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0%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7년 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음식점들이 배달시 다회용기 사용을 늘릴 경우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SK행복나눔재단이 출연해 만든 행복커넥트는 카페 프렌차이즈 등에 다회용컵을 공급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매우 만족’(5점 만점 중 5점)이 90%나 됐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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