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250억 '기업인 조형물 건립' 추진 울산야권 반발 고조

뉴스1

입력 2023.06.12 15:48

수정 2023.06.12 15:48

울산시민연대를 비롯한 24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6.12/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울산시민연대를 비롯한 24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6.12/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이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당협위원장들이 1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6.12/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이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당협위원장들이 1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6.12/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울산시가 추진 중인 40m짜리 기업인 조형물 건립 사업과 관련한 조례안이 오는 13일 울산시의회 상임위원회 심사를 앞둔 가운데 지역 야권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울산시민연대를 비롯한 24개 시민사회단체는 12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에 대해 울산시의회가 견제와 비판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대기업 총수의 거대한 흉상을 만든다고 해서 기업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김두겸 시장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울산시가 기업의 탈지방-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 방안을 이런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고는 믿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기업가의 역할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산업박물관을 유치해 산업도시 울산을 만든 국가와 자본의 역할, 노동자·시민의 역할을 두루 담을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며 "흉상 건립에 사용될 세금 250억원은 서민 및 영세·중소기업 금리지원 등 민생해결에 써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인 흉상건립 사업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시당은 "재벌 총수의 흉상을 건립해야 기업이 울산을 찾는다는 논리라면 그동안 울산을 떠난 기업들이 흉상이 없어 탈울산을 선택했다는 말이느냐"며 "동상 1개 건립당 자그마치 100억원이라는 예산이 측정된 이유도 의문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울산시민과 함께 흉상 건립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며 "울산시는 여론수렴 절차를 반드시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시당은 김 시장에게 조형물 건립과 관련한 공개토론을 재차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노동당·정의당·진보당 울산시당도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시는 재벌 흉상 건립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진보 3당은 "울산이 공업 도시로 자리 잡기까지 국가는 기업에 공장 부지와 세금 등으로 엄청난 혜택을 줬다"며 "기업인들은 특혜를 받아 재산을 축적했고 축적한 재산은 자식들과 손자들에게 되물림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인 흉상 건립을 계속 추진한다면 기업인 예우는 고사하고 일방적 행정에 대한 불신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울산시는 흉상 건립 계획을 철회하고 민생 해결에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진보 3당은 김 시장에게 주민투표 또는 시민 1만명 대상 여론조사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주민투표법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주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울산시는 추경예산안 250억원을 편성해 울주군 언양읍 UNIST 소유의 야산에 30~40m 높이의 대형 기업인 조각상 2점 건립을 추진 중이다.

시는 국내 대표 그룹 창업주들의 얼굴 조각상을 세워 랜드마크(상징물)로 조성하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울산시의회는 지난 7일부터 진행 중인 제1차 정례회 기간 중 '위대한 기업인 조형물' 제작을 위해 울산시가 제출한 조례안과 예산안 등 3건을 심사한다.

앞서 지난 8일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기업인 조형물 부지를 매입하는 시의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승인했다.

오는 13일에는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조형물 건립의 근거가 되는 '울산시 위대한 기업인 등에 관한 기념사업 추진 및 지원 조례안'을 심사한다.


조형물 건립 관련 예산은 상임위원회 예비심사를 거쳐 오는 19일 열리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심사한다. 이후 21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울산시는 조례 제정 등의 절차를 마무리 한 뒤 2024년 8월까지 기업인 조형물을 제작·설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