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싱하이밍의 외교 도발 "전랑외교도 사드보복도 실패한 중국의 넋두리"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2 20:25

수정 2023.06.12 20:56

전랑외교, 강압과 공세... 전 세계적 반중감정 높아져
외교 초보 같은 상식 밖의 언사, 중국의 초조와 무기력 담겨
中 외교 레버리지 약화, 외교적 제동 수단과 전략부재 드러내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회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회공동취재단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는 지난 8일 성북구 중국대사 관저에서 이재명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면서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자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또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9일 오전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싱 대사를 불러 싱 대사의 이번 발언이 '도발적인 언행'이라고 규정하고 "내정간섭에 해당될 수 있다"고 엄중 경고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 등 강도 높게 대응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장 차관은 싱 대사가 다수의 언론 매체 앞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과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 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발언은 우리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간섭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싱 대사가 외교사절의 본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할 것이며, 모든 결과는 본인의 책임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

이에 대해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발언은 한국에 대한 외교적 결례를 넘어 외교 초보자 같은 상식 밖의 언사였다"며 "중국의 초조와 무기력이 담겨있다"고 짚었다.

중국은 기존의 국제질서 거부와 새로운 국제정치 규범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신형대국관계, 신형국제관계 등을 제시하고, 자국이 대국이라는 속내를 드러내면서 국제사회가 이를 따라줄 것으로 기대했다는 것이다.

반 연구원은 "이렇듯 중국은 새로운 질서 구축 시도를 거부하는 국가를 대상으로는 전랑외교를 펼쳤다"며 "부당한 제재까지도 시행하면서 한국도 이러한 흐름속에서 사드보복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해석했다.

이어 반 연구원은 "하지만 중국의 이러한 강압과 공세로 전 세계적으로 반중감정이 높아졌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중국은 현상변경 국가로 규정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작용·반작용의 역학 속에서 중국의 외교 레버리지가 약화하는 결과를 낳았고 이는 한국 정부가 외교적 지평을 넓히며 외교 레버리지를 높여가는 상황과는 대조적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반 연구원은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은 중국이 과거와 달리 한국 정부의 외교적 자율성이 높아지고 선진강국에 부합하는 외교를 펼치는 상황에 제동을 거는 수단과 전략도 부재하다는 것을 노출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中 외교부, 싱하이밍 주한 대사 비호…"한중 관계 위기는 韓 탓"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면 후회할 거라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의 발언에 대해 중국 정부가 직무 범위 안에 있는 일을 한 거라고 발언했다. 또 현재 한중관계가 좋지 않은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도 강조했다. 사진=중국 외교부
中 외교부, 싱하이밍 주한 대사 비호…"한중 관계 위기는 韓 탓"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면 후회할 거라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의 발언에 대해 중국 정부가 직무 범위 안에 있는 일을 한 거라고 발언했다.
또 현재 한중관계가 좋지 않은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도 강조했다. 사진=중국 외교부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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