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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역발상 통했다… 미국주식 ‘낮시간 거래’ 6조 돌파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2 18:03

수정 2023.06.12 18:03

세계 최초 도입… 16개월만에 달성
엔비디아 실적 발표날 810억 거래
서학개미 컴백… 5월 거래 2배 늘어
삼성증권 역발상 통했다… 미국주식 ‘낮시간 거래’ 6조 돌파
삼성증권의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 누적 거래금액이 6조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25일에는 약 810억원(6230만달러)으로 하루 거래금액으로는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근 거래대금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삼성증권의 한 발 앞선 시장 개척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래대금 6조 돌파 "시장 선점의 힘"

삼성증권은 지난해 2월 업계 최초로 론칭한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가 5월 말 기준으로 누적 거래금액 6조원을 돌파했다고 12일 밝혔다. 1년 4개월여 만이다. 서비스를 시작한 2022년 2월 2500억원이던 미국주식 주간 거래대금은 지난달 6800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미국 주식 주간거래는 한국시간으로 낮 시간에도 미국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서비스다. 삼성증권이 세계 처음 시작한 서비스로, 국내 증권사들도 연달아 도입했다. 이달에는 미국의 대표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도 론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날은 엔비디아가 실적을 발표한 올해 5월 25일로 약 810억원에 달했다. 올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248억원)과 비교해 3배를 웃도는 수치다.

이날 주간거래 서비스를 통해 가장 많이 거래된 종목은 엔비디아로, 총 거래대금의 49.9%를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슬라, AMD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 측은 "주간거래 이용자의 엔비디아 평균 매수가는 365.89달러로 해당일 저녁 정규장의 종가(379.80달러)를 기준으로 하루 만에 4%에 가까운 수익을 냈다"면서 "엔비디아의 실적발표 직후 발빠르게 대응한 국내 서학개미들이 현지 투자자보다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5월 거래대금 2022년의 2배

미국주식 주간거래 거래대금은 올해 5월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며 전년동월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주 단위 거래량이 30.5%씩 확대되면서 같은 달 25일 최고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이후 5월 26일 316억원, 5월 30일 717억원으로 호조를 보였다. 5월 30일의 거래대금은 앞선 25일에 이어 서비스 출시 이후 두 번째 많은 거래대금이다. 그 날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날이다.

역대 세 번째로 미국주식 주간거래가 많이 이뤄진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슈가 본격화된 지난해 2월 24일(548억원)이었고, 올해 3월 17일(458억원)과 3월 13일(449억원) 순이었다. 올해 3월 17일과 3월 13일은 각각 미국 대형 은행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지원, 실리콘밸리은행(SVB) 예금 전액보호 발표 등의 이벤트가 시장에 영향을 준 날이다.

올해 들어 거래대금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론칭 1년인 지난 2월 누적 거래대금 4조원을 돌파했고,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2조원이 늘어났다. 서학개미들의 거래가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미국 주식시장을 떠났던 서학개미가 다시 미국 주식시장으로 '머니무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들이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주간거래뿐만 아니라 신속한 투자정보 제공을 위한 서비스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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