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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락 내리락' 환율에..."달러예금 들까 팔까" 고민 거듭하는 '환테크족'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3 16:11

수정 2023.06.13 16:11

5대 은행 5월 말 달러예금 잔액 625억 달러 1달새 34억 달러 늘었지만 연중 증감 반복 '빅 이벤트' 앞둔 외환시장 환율 변동성 작아 5%대 금리에도 잔액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 달러예금 잔액
(달러)
2022년12월말 751억7504만
2023년1월말 695억9497만
2023년2월말 637억1436만
2023년3월말 638억4277만
2023년4월말 591억468만
2023년5월말 624억8540만
(각사)


[파이낸셜뉴스]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율에 '환테크(환율과 제태크)족'이 매일 새롭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강달러' 시대 달러예금은 환차익과 금리 매력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지만 올 들어 소강상태인 것이다. 지난해 말 140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1200~1300원대로 안정세를 찾은 데다가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종료' 가능성에 하락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보합에 달러예금 인기도 주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달러예금 잔액은 624억8543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4월 591억468만 달러였는데 한 달만에 33억8075만 달러가 늘었다.

다만 추세적으로 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지난해 말 751억7504만 달러와 비교하면 126억8961만 달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5달 동안 달러예금은 2~3달마다 줄어들고 늘어나고를 반복했다. 월말 기준 잔액이 △1월 695억9497만 달러 △2월 637억1436만 달러 △3월 638억4277만 달러 △4월 591억468만 달러 △5월 624억8540만 달러 순으로 움직였다.

가장 큰 배경으로는 원·달러 환율의 등락이 꼽힌다. 환율이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 외화예금 잔액은 늘어나는 추이를 보인다. 기업은 수출 대금 등 받은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외환예금으로 보관하고 수입 대금으로 지급할 달러를 나눠 사들인다. 개인 역시 금리와 단기 환차익을 노려 진입한다.

실제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경계감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 1400원대를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언급하며 빠르게 하락했다. 이에 올 연초 12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200원대 후반~1300원대 초반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5%대 금리에도 "환율 상승 없이 달러예금 안 는다"


당분간 이런 추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FOMC 회의,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등 외환시장 내 큰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금리 동결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연내 '피봇'(통화정책 전환)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는 낮아졌다. 이에 더해 최근 캐나다와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를 0.25%p 올리는 결정을 내리면서 추후 미 금리가 한 차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처럼 중장기적으로 미국 금리 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에 환율은 큰 변화폭 없이 보합권 내에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주요 이벤트 관망으로 인해 적극적인 숏플레이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달러 실수요 업체의 경우 원·달러 주요 지지선 레벨 하회 시 공격적인 매수 대응에 나설 확률이 높으므로 환율 하단은 막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예금 매력도를 결정짓는 또 다른 요인인 외화정기예금 금리는 여전히 5%대로 다른 예·적금에 비해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지난 12일 기준 △국민은행 5.070% △우리은행 5.051% △하나은행 5.011% △신한은행 5.006% 순으로 높았다.
다만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외화예금의 경우 수익률보다도 환율이 더 중요하다"며 "수익률이 더 높지만 정기예금 상품에는 금액이 크게 몰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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