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美 연준 '매파적 동결' …한은, 복잡해진 셈법(종합)

뉴시스

입력 2023.06.15 14:16

수정 2023.06.15 14:16

미 연준 동결…한·미 금리 역전차 1.75%p 유지 파월, 금리 인상 2회 시사…시장은 '엄포' 해석도 한은, 7월 금통위서 금리 동결 전망 지배적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이날까지 이틀 일정으로 열린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3.06.15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이날까지 이틀 일정으로 열린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3.06.15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 금리동결 결정을 내렸다. 금리 인상을 1년 넘게 만에 처음으로 중단했지만, 더 높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이에 따라 내달 예고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연내 미 연준이 추가 인상에 나설 경우 현재 1.75%포인트인 한·미간 금리 격차가 확대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예상됐던 결과로 해석하며 7월 금통위에서 우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후 미 연준의 행보를 관망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미 연준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며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파월, 2번 금리 인상 시사…시장 "신뢰 못해"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 에서 기존 5.0~5.25%이던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것은 15개월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3월 이후 10차례 연속 금리를 단행해 미 기준금리는 2007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한국과의 금리 차는 1.75%포인트로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연준은 향후 물가 상황에 따라 올해 말까지 최대 2차례 이르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갈 길이 멀다"며 "거의 모든 위원이 올해 중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말했다.

FOMC가 매파적 금리 동결을 내리면서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올해 최종금리와 관련해 18명 연준 위원들 가운데 절반인 9명은 5.5~5.75%를 예상했고 3명은 그 이상을 전망했다. 2명은 동결, 4명은 0.25%포인트 1번 인상을 점쳤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월스트리저널(WSJ)은 "추가로 2회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연준의 야심찬 계획이며 지금까지 반응을 보면 시장은 이를 충분히 신뢰(buy)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32.79포인트(0.68%) 떨어진 3만3979.33에 거래를 마쳤지만, S&P500지수는 3.58포인트(0.08%) 높은 4372.59, 나스닥지수는 53.16포인트(0.39%) 상승한 1만3626.48에 장을 마감했다. 달러인덱스(DXY)는 전일보다 0.32% 내린 103.00을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과 관련해 예상과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이날 연준은 15일(현지시간) 기존 5.0~5.25%이던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과 관련해 예상과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이날 연준은 15일(현지시간) 기존 5.0~5.25%이던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선제적 인상 나설까? 금리 인상 불씨 안 꺼졌다

미 연준의 '입'과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면서 한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7월에는 FOMC(현지시각 7월27일)에 앞서 금통위(7월13일)가 열린다.

시장 관심사는 한은이 미국에 앞서 선제적으로 인상을 단행할지 여부다. 미 연준이 연내 0.25%씩 두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한은이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경우 올 연말에는 한미 금리차가 사상 최대인 2.25%포인트로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유례 없이 높아지게 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 연준이 신호를 강하게 보내며 우리도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미 금리 역전이 크게 벌어지며 안정적으로 금리를 조절할 타이밍"이라고 봤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4월 금리를 인상한 호주연방준비은행의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도 (금리 인상을) 못할 것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 역시 이날 오전에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연말 정책금리 전망 점도표 상향,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등을 통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 7월 일단 동결할 듯…연내 인상 의견도

미 연준의 0.5%포인트 금리 인상 언급이 엄포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실제 인상 폭은 2회가 아닌 1회(25bp)에 그치고 마지막 한 발의 실탄은 사실 공포탄일 가능성이 높다" 면서 "일정상 8월말 잭슨홀과 9월 FOMC가 중요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7월 금통위에서 우선 미 연준처럼 금리를 동결하고 시장 상황을 관망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 연준이 향후 2회 가량 금리 인상에 나선다는 점에 대해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국내 물가가 진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굳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건드려야 할 이유도 적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은 작년 7월 6.3%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5월에는 3.3%로 2021년 10월(3.2%) 이후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둔화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금융 부실을 우려해 FOMC가 0.5%까지 금리를 올리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우선 금리 동결에 나선 후 미국이 인상에 나서면 그때 환율과 물가 변동에 따라 금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연준이 2번 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사실상 0.25% 1회 인상에 그칠 것으로 본다"면서 "7월에는 금통위의 금리 결정이 먼저 열리고, 이후 미 FOMC가 개최되는 만큼 한은은 우선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 걸음 더 나가 경기 부진을 이유로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표에 따라서 연준이 7월에 한번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미 예상됐던 바"라면서 "4분기가 되면 2%대로 국내 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기 불안과 금리 불안정을 이유로 10월이나 11월 금리 인하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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