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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보금자리론 나온 뒤 아파트만 찾는다… 빌라 주인은 울상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5 18:17

수정 2023.06.15 18:17

건설산업연구원, 거래양상 분석
6억~9억원 매매중 90%가 아파트
특례론 시행후 ‘아파트 쏠림’ 심화
빌라는 팔고 싶어도 못파는 상황
특례보금자리론 나온 뒤 아파트만 찾는다… 빌라 주인은 울상
"누가 지금 빌라 사나요. 물건을 내놔도 보러 오는 사람도 없고, 팔고 싶어도 팔지를 못하는 게 현재 상황입니다"(강서구 화곡동 L공인 대표)

전세사기 후폭풍으로 신음하고 있는 빌라 매매시장이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사면초가 위기에 몰리고 있다. 아파트 쏠림이 심화되면서 6억~9억원 구간에서는 주택 매매 10건 중 9건 가량이 아파트로 조사됐다.

15일 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펴낸 '특례보금자리론 시행 이후 주택 거래 양상 분석' 보고서를 보면 올 2~5월 전체 주택 매매거래에서 아파트 집중도가 더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하며, 지난 2월부터 본격 판매되기 시작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전체 주택 매매거래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76.5%로 조사됐다. 이는 2021년 66.5%, 2022년 61.0%에 비해 10%p 이상 높아진 수치다.
정책 대출상품 출시 이후 아파트 쏠림이 더 심해진 셈이다.

같은기간 주택 매매거래에서 가격대별 아파트 비중을 보면 1억~3억 72.9%, 3억~6억 87.4% 등을 기록했다. 특히 6억~9억 비중은 89.9%로 10건 중 9건이 아파트 매매거래 였다.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아파트, 그 중에서도 6억~9억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서울 주택 매매거래 추이를 봐도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를 추월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1월부터 현재까지 아파트가 빌라 거래를 추월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올 3월에는 거래량 격차가 아파트 3187건, 빌라 1672건 등으로 2배 가까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매매거래 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올 2~5월 3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액이 전년 대비 12조8000억원 가량 증가했다"며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인 9억원 이하 아파트의 경우 건수와 거래액이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비 아파트 거래는 더 위축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며 "특례보금자리론이 아파트값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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