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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피부 6400만원'...시신 빼돌려 판매한 하버드 의대 영안실 관리자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6 06:40

수정 2023.06.16 06:40

하버드 의대 전경/사진=연합뉴스
하버드 의대 전경/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하버드 대학 의대의 영안실 관리자가 해부 실습용으로 기증된 시신의 일부를 훔쳐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연방검찰은 세드릭 로지(55)는 그의 아내 데니즈(63)와 장물 관련 운송과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 연방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다른 3명도 별도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해부 마친 시신, 부위별로 빼돌려 팔아

로지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 의대 영안실에서 일하면서 해부를 마친 시신으로부터 머리, 뇌, 피부, 뼈 등 신체 부위를 몰래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아내 데니즈와 공모해 훔친 신체 부위를 뉴햄프셔주에 있는 집으로 옮겼다가 캐트리나 매클린(44)과 조슈아 테일러(46) 등 구매자들에게 팔아넘겼다.

연방검찰에 따르면 로지 부부가 신체 부위 거래로 테일러한테서만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로 39차례에 걸쳐 3만7000달러(약 4740만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2020년 10월 시신 2구에서 빼돌린 얼굴 부위를 600달러(약 77만원)에 매클린에게 팔았고, 2019년에는 테일러에게 1000달러(128만원)를 받고 시신의 머리 부분을 넘겼다.

영안실에서 직접 '구매 시신' 고르기도

로지는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이런 식으로 유해 일부를 훔쳐 팔아왔으며 일부는 우편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또 그는 거래 상대인 매클린과 테일러를 하버드 의대 영안실로 데려와 '구매 대상'을 고르게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클린과 테일러는 로지 부부로부터 사들인 신체 부위를 여러 주에서 팔았다. 이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남성에게 사람의 피부 등을 판매하고 5만달러(약 6400만원)를 받은 내역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신체 부위를 빼돌린 시신은 해부 실습 등 교육 목적으로 하버드 의대에 기증된 것으로 통상적으로 해부를 마친 시신은 화장을 거쳐 유족에게 돌려보내지거나 인근 공동묘지에 묻히게 된다.

하버드 측은 "지난 5월 로지를 해고했다"며 "연방 당국과 협력해 누구의 시신이 피해를 봤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사건은 하버드 의대는 물론 의학 발전을 위해 시신 기부라는 이타적인 선택을 해준 이들에 대한 배신이다.
이 일로 기증자의 가족들이 겪게 된 고통에 유감을 표한다"며 "외부 패널을 선임해 시신 기증 프로그램과 영안실 정책을 평가하고 보안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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