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집값 너무 비싸졌다" "폭락할까봐"...안 사는 이유가 [부동산아토즈]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7 15:49

수정 2023.06.17 16:31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1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내집 마련은 예나 지금이나 어렵다. 이유도 다양하고 시기를 선택하는 것도 고민이다. 반대로 집을 마련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들 역시 나름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직방이 2021년부터 매년 자사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내집마련 이유와 내집마련 계획이 없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설문을 분석해 보면 내집을 마련하겠다는 이유는 ‘전월세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비중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집 마련 계획이 없는 이유는 ‘집값이 너무 비싸서’ ‘집값이 떨어질까봐’ 등이 번갈아 가며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오를 땐 '비싸서'...내릴 땐 '폭락할까봐'

2021년 5월에 실시된 설문조사를 보자. 2021년은 전국 아파트값이 폭등하던 때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2021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14.10% 상승했다. 2020년에도 7.57% 올랐다.

주택 매입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은 31.9%가 ‘가격 상승으로 금액 부담이 커져서’ 라고 답했다. ‘보유 주택이 있어 추가 매입의사가 없다’는 응답은 22.7%, ‘집값이 고점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 같아서’가 22.5% 등의 순을 기록했다. 50% 이상이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으로 주택매입 의사가 없다고 답한 것이다.

1년 뒤인 2022년 5월에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29.6%가 주택 매입계획이 없는 이유로 ‘주택 가격이 너무 비싸서’라고 답했다.

2022년 11월에 실시된 조사에서는 전혀 다른 응답이 나온다. ‘향후 가격이 하락할 것 같아서’가 33.0%로 1위를 차지했다. ‘주택 가격이 너무 비싸서’는 15.0%로 3위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값은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낙폭이 커지지 시작했고, 집값이 떨어질까봐 매수하기 어렵다는 수요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5월 설문조사 결과 자료 : 직방
올해 5월 설문조사 결과 자료 : 직방

올해 5월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또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주택 매입 계획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주택 가격이 너무 비싸서’가 31.1%로 가장 많았다. 올해 들어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원하는 저가 매물을 찾기 어려워지자 매입을 꺼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내집마련 이유에 대한 질문에서는 ‘전월세 살이를 청산하고 싶다’ 비중이 압도적 1위다.

설문조사를 보면 2023년 5월 조사에서는 ‘전월세에서 자가로 내집마련’ 응답 비중이 47.4%를 기록했다. 2022년 11월 조사에서는 45%다. 2022년 5월 조사에서는 43.1%, 2021년 5월 조사에서는 41.7% 등을 기록했다. 예나 지금이나 10명 중 4명 가량은 내집마련 이유로 전월세 살이 청산을 꼽고 있는 것이다.

표본보단 실거래 통계...'나만의 기준 세워라'

자료 : 한국부동산원
자료 :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투자 격언 중 하나가 ‘남들이 팔 때 사고, 살 때 팔아라’라는 말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표본통계보다 실거래가 통계를 볼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표본통계와 실거래가 통계 간 격차가 커져서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표본통계로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전국 아파트 값은 5.01% 상승했다. 2009년에는 1.49% 올랐다. 반면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2008년 4.01% 하락했고, 2009년에는 기술적 반등으로 9.46% 상승했다. 올해처럼 집값이 변곡점에 들어설 때는 더더욱 그렇다. 표본통계로는 매수는 물론 매도 타이밍을 놓치기 딱 좋다.

최근 실거래 통계를 보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지난해 12월에 가장 싼 매물을 구입할 수 있었다. 반면 이 때 집을 판 사람은 가장 낮은 가격에 판 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실수요자는 실거래가 통계나 2000가구 이상 대단지 흐름을 보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어느 지역, 어느 가격대, 어느 면적의 집을 구입할 건지 나름 대로 기준을 정해 놓는 것도 중요하다. 해당 아파트의 최고점 가격을 분석한 뒤 어느 정도 선까지 떨어지면 매입하겠다는 기준을 정해 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넓은 집이나 상급지로 이동하려면 가격차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 살고 있는 지역·주택과 옮기고 싶은 지역·주택 간의 격차를 분석하는 것이다. 주택 가격 사이클을 보면 일시적으로 둘 간의 가격 격차가 좁아지는 때가 있기 마련이다.
이 때를 이동 타이밍으로 삼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함영진 직방 실장은 “매수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게 나름대로 기준과 원칙을 정해 놓는 것”이라며 “60~70% 정도 자금 마련이 됐다면 거래량이 회복 기미를 보이는 타이밍에 선택을 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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