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기술 우위를 점한 한국을 겨냥한 기술 유출 시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유출 가담자들이 기술 탈취에 성공해 중국 회사로 이직하면 최소 2배 이상의 연봉 상승을 포함해 각종 보너스, 주거비, 자동차, 왕복 항공권, 전용 통역인 등을 제공받는다.
실제 법정형에 비해서도 법원의 양형 수준은 한참 뒤떨어진다. 법원은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해 판결을 내릴 때 ‘지식재산권범죄 양형기준’의 ‘영업비밀침해행위’를 적용해 판결하고 있다. 해외로 기술 유출을 한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은 기본 1년~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제시한다. 가중 사유를 반영해도 최대 형량은 6년에 그친다.
법원은 다양한 기술유출 행위로 인한 구체적 피해액 산출이 어렵다는 점을 항변하고 있지만, 객관적 산정 기준을 마련하려는 의지도 크지 않아 보인 게 사실이다.
그동안 양형기준 상향을 꾸준히 요구해온 산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지 않던 대법원이 이제라도 기술 유출 범죄 양형기준을 정비 대상으로 삼기로 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양형 기준을 상향하는 동시에 국회 역시 기술 유출 범죄를 막기 위한 법 개정에 여야 구분 없이 합심해야 한다.
첨단산업 기술 우위를 확보하려는 국가 간 총성없는 전쟁 한가운데 분투하는 기업들의 발목을 우리 스스로가 붙잡는 건 막아야 하지 않겠나.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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