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특이한 전기차 개발 계획을 내놨다. 변속기 자체가 없는 전기차 시장에 수동변속기 전기차를 내놓기로 했다.
실제 수동변속기가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전기차를 주행할 때도 내연기관 자동차의 수동변속기 차량을 몰 때처럼 손과 발이 바쁘게 움직일 수 있게 가짜 수동변속기를 다는 계획이다.
뒤늦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도요타가 틈새 시장 공략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전기차 전망에 회의적이었던 도요타는 방향을 180도 틀어 최근 공격적인 전기차 계획들을 쏟아내고 있다.
투자자들의 기대는 크다. 도요타 주가는 지난 1주일 동안 14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틈새시장도 노리나
CNN은 16일(이하 현지시간) 도요타 엔지니어들이 수동변속기 느낌을 갖게 해 주는 전기차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수동변속기 운전을 즐기는 운전자들이 주행 중 심심하지 말라고 만드는 기능이다.
전기차의 부드러운 주행, 단순함에 싫증을 느껴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를 고집하는 운전자들을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대부분 내연기관 자동차들은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출시되지만 고성능 자동차나 아니면 극히 값 싼 자동차의 경우 수동변속기가 달리기도 한다. 유럽에서는 수동변속기가 미국보다 흔하다.
가상 수동변속기
내연기관 자동차들이 각 속도에 맞춰 주행속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 여러 기어들을 장착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전기차에는 기어가 달려 있지 않다.
전기차 모터는 자동차 엔진과 달리 고속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내연기관 자동차에 달려 있는 기어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변속기가 달린 전기차는 아예 없다.
발로 클러치를 밟으면서 손으로는 기어 레버를 바쁘게 조작하는 운전 습관에 익숙한 수동변속기 운전자들에게는 전기차가 지루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요타는 지난달 미 특허청에 특허 신청을 냈다. 실제 다양한 속도를 내는 변속기가 달려 있지는 않지만 기어 변속 레버가 센서와 중앙 컴퓨터 프로그램에 연결돼 변속 레버를 조절하면 마치 수동변속기가 달린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장치 특허다.
도요타는 수동변속기 차량 느낌을 주기 위해 클러치까지 달 계획이다.
또 운전자들은 엔진브레이크로 알려진 속도 저감 기능도 경험하게 된다. 수동변속기의 기어를 낮추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수동변속 느낌이 싫으면 주행모드를 일반 전기차 모드로 바꾸면 된다.
주가, 14년 만에 최대 상승
뒤늦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도요타의 전환은 투자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도요타 주식은 16일 3.83달러(2.28%) 하락한 164.35달러로 마감하기는 했지만 지난 1주일 전체로는 10.6% 상승했다. 주간 상승률로는 14.5%를 기록했던 2009년 4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기록이다.
도요타는 뉴욕증시에서 올들어 20.33% 상승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 20.26%와 크게 차이가 없었다. 내년 순익 예상치에 비해 주가가 어느 정도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는지를 나타내는 주가수익배율(PER)은 12.16배로 S&P500 편입기업 평균 16.01배를 밑돌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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