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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장관 5년만에 방중..회복 실마리 찾나?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8 13:42

수정 2023.06.18 14:48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국무장관으로는 5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신냉전으로까지 불리는 미중 전략경쟁의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만큼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중 긴장이 완화되면 한중외교 공간도 생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시진핑 중국주석 예방 관심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틀 일정으로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이날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고 19일에는 중국 외교라인의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회동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2021년 1월) 이후 미국 외교 수장이 중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2월에도 중국을 찾으려고 했지만, 정찰풍선 갈등으로 연기된 바 있다.


외신들은 블링컨 장관이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2018년 6월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찾았을 때는 시 주석이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이 시 주석을 예방할 경우 오는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초청과 그것을 계기로 한 제2차 바이든·시진핑 회담에 대한 양국 간 기본적 의사 교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드레일 논의, 팽팽한 긴장감은 여전

양측은 회담에서 미중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가드레일(안전장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은 중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16일 "치열한 경쟁이 대립이나 충돌로 비화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외교가 필요하다"면서 "개방적이고 권한이 부여된 소통 채널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중국 의존도 완화와 대만 문제 등 민감한 문제들이 있어 팽팽한 긴장감도 예상된다.

미국이 중국을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개념인 디커플링(분리)을 대체할 새 용어로 제시한 '디리스킹(위험제거·경제와 무역 등에서의 대중국 의존도 완화를 의미)'을 놓고 양측은 팽팽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 측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를 강조하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하면 큰 후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재차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 측은 미국의 디커플링 시도를 포함해 중국에 대한 이른바 '억제와 탄압'을 중단해야 글로벌 현안에서도 미중 간 협력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개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무기 공급에 강력 항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반도 문제를 놓고는 미국 측은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한 중국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지만 북한과 전략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블링컨 방중으로 미중 관계의 중대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난타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미중 경쟁에 최소한의 규칙을 만들고, 오판에 의한 무력 충돌 가능성을 예방하는 측면에서 회담은 의미가 작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중관계에도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고위급 협의를 거쳐 대만해협 등에서의 미중 충돌 우려가 감소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한중 외교 공간도 그만큼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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