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진의 훼손됐다"..울산 기업인 조형물 건립 전격철회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9 10:37

수정 2023.06.19 15:02

울산시 기업인 조형물 건립 사업 합성 이미지. 사진=뉴시스
울산시 기업인 조형물 건립 사업 합성 이미지. 사진=뉴시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시가 250억원대 예산을 들여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국내 주요 그룹 창업주들의 대형 조형물 건립 사업이 전격 철회됐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19일 울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울산 지역 인근 야산에 설치하려던 기업인 조형물 설치작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조례 입법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으로 정중히 예를 다해 모셔야 할 분들인데도 이미 그 진의가 훼손되고, 오히려 창업가에 대한 이미지 손상이 우려돼 숙고 끝에 사업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아울러 조형물 설치에 반대해왔던 시민단체에 대한 강한 불만을 함께 표시했다.

그는 "기업인 기념사업은 울산만이 할 수 있는 소중한 역사적·사회적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안타깝다"며 "일부 시민단체가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는데, 시민단체에 허락받고 공론화를 거치는 것이 절차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시장은 "시민단체 의견도 시민의 목소리로 귀를 기울이겠지만, 마치 일부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전 시민을 대표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도 온당치 않다"고 반박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19일 오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진행중인 기업인조형물사업을 전면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김두겸 울산시장이 19일 오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진행중인 기업인조형물사업을 전면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앞서 울산 현대자동차·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3일 울산시의 기업인 조형물 설치계획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두 노조는 이날 '울산시, 대기업 총수 흉상 건립 철회하라'는 제목으로 공동 성명서를 냈다.

울산시는 울주군 언양읍에 기업인 흉상 조형물 2점을 건립하는 안을 추진해왔다. 건립 대상 인물로는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 SK그룹 고 최종현 회장, 롯데그룹 고 신격호 명예회장 등이 거론됐다.

조형물은 높이 30∼40m로 계획해왔다. 설치 부지가 구릉지인 데다 흉상 아래 설치할 기단까지 고려하면 최대 60m 이상으로, 울산시는 어디서나 눈에 띄는 울산 대표 '관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오는 21일로 예정된 시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예산 통과를 앞두고 김 시장이 철회를 선언하면서 완전 무산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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