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은 19일 울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울산 지역 인근 야산에 설치하려던 기업인 조형물 설치작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조례 입법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으로 정중히 예를 다해 모셔야 할 분들인데도 이미 그 진의가 훼손되고, 오히려 창업가에 대한 이미지 손상이 우려돼 숙고 끝에 사업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아울러 조형물 설치에 반대해왔던 시민단체에 대한 강한 불만을 함께 표시했다.
그는 "기업인 기념사업은 울산만이 할 수 있는 소중한 역사적·사회적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안타깝다"며 "일부 시민단체가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는데, 시민단체에 허락받고 공론화를 거치는 것이 절차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시장은 "시민단체 의견도 시민의 목소리로 귀를 기울이겠지만, 마치 일부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전 시민을 대표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도 온당치 않다"고 반박했다.
울산시는 울주군 언양읍에 기업인 흉상 조형물 2점을 건립하는 안을 추진해왔다. 건립 대상 인물로는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 SK그룹 고 최종현 회장, 롯데그룹 고 신격호 명예회장 등이 거론됐다.
조형물은 높이 30∼40m로 계획해왔다. 설치 부지가 구릉지인 데다 흉상 아래 설치할 기단까지 고려하면 최대 60m 이상으로, 울산시는 어디서나 눈에 띄는 울산 대표 '관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오는 21일로 예정된 시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예산 통과를 앞두고 김 시장이 철회를 선언하면서 완전 무산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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