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뉴스1) 박종완 기자 = 40여년 전 경남 의령에서 총기 난사로 민간인 60여명이 숨진 일명 '우범곤 순경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원 조성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의령군은 궁류면 평촌리 9번지 일원에 조성할 '의령 4·26추모공원' 실시 설계에 착수하면서 6610㎡ 사유지 보상을 모두 완료했다고 19일 밝혔다. 의령 4·26추모공원은 궁류공설운동장 인근 계획관리지역과 준보전산지로 총면적 8891㎡ 규모로 2024년 조성 예정이다.
군은 통상 설계 마무리 후 보상 절차가 이뤄지지만 유족의 아픔을 빨리 달래고자 토지 보상을 먼저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군에 따르면 토지 보상은 45일 만에 마무리됐다.
추모공원 조성은 유족들의 간절함과 군의 의지, 주민들의 협조 속에 빠르게 추진 중이다. 보상계획통지, 보상계획공고, 감정평가, 보상협의를 마친 상태다.
군은 공원조성계획을 마무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실시설계 용역도 완성도를 높여 11월 착공까지 순조롭게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위령비 디자인 전국 공모도 추진한다. 위령비는 추모공원의 상징인 만큼 역사적 의미를 충실히 전달할 실력 있는 전국 최고 '문화예술 전문가'를 추대할 방침이다. 군은 오는 27일 유족들과 전국 위령탑을 둘러보는 견학 일정을 잡고 규모와 디자인 등 건립 구상에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총기 사건 당시 모친과 여동생 등 일가친척 5명을 잃은 류영환 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은 "군이 공식적으로 추모공원 건립을 약속한 순간 40년 한이 풀렸다"며 "추모공원이 추모 분위기를 내는 진중한 자리이자 관광객이 편안하게 찾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태완 군수는 "긴 세월을 참아온 유족들의 마음을 생각해 착공을 서두르겠다"며 "내년 4월 26일 따뜻한 봄날에 하얀색으로 물든 추모공원에서 마음껏 눈물 흘리실 수 있도록 역사적 사명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 순경 사건은 1982년 4월 26일과 27일 궁류면 일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및 연속 살인 사건이다. 사건 당시 궁류지서 소속이던 우범곤은 동거녀와 말다툼한 뒤 총 2자루, 실탄 144발, 수류탄 8개 등을 탈취해 어린이와 갓난아기 등 주민 62명을 무참히 살해하고 33명을 다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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