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환율

원화 강세에 맥 못 추는 엔화, 원·엔 800원대 터치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9 16:12

수정 2023.06.21 08:54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에 원·엔 재정환율 최저점
'경기 반등 기대감' 원화 강세 비해 엔화 약세 키워
'900원대' 경계선 유지했지만 당분간 약세 가능성
"최저점 840~870원대, 9월 이후엔 엔화 반등 전망"
美 연준 매파발언 등 영향에 원·달러 10.1원 올라
1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엔화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오전 8시 23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49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이다. 원/엔 환율은 800원대를 터치한 뒤 소폭 올라 100엔당 900원대 초반 흐름을 보이고 있다.2023.6.19. 연합뉴스
1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엔화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오전 8시 23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49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이다. 원/엔 환율은 800원대를 터치한 뒤 소폭 올라 100엔당 900원대 초반 흐름을 보이고 있다.2023.6.19. 연합뉴스

19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73포인트(0.29%) 내린 2,618.06으로 개장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1원 오른 달러당 1,278.0원으로 출발했다. 2023.6.19. 연합뉴스.
19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73포인트(0.29%) 내린 2,618.06으로 개장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1원 오른 달러당 1,278.0원으로 출발했다. 2023.6.19.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19일 원·엔 재정환율이 8년 만에 800원대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3·4분기 말까지 엔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지만 4·4분기 초부터는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원·엔 환율 최저점 전망치는 840~870원대로, 900원대 초반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8시 23분 기준 100엔당 897.49원(하나은행 고시 매매기준율)으로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았다. 개장 후 원·엔 환율은 900원대로 오른 후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905.21원을 기록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원·엔 평균환율은 971.08원으로, 최저치는 897.49원, 최고치는 1001.61원이었다. 특히 5월 23일에서 30일까지 평균 환율이 5거래일 연속, 6월 12일에서 15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엔화 약세가 뚜렷했다.

이날도 2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기록한 가운데 3·4분기 '엔저 현상'이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원·엔 환율 저점이 840원~870원까지도 내려갈 것이라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아베노믹스가 시작됐던 지난 2015년 기록했던 최저점이 880원"이라며 "엔화가 원화 대비 6~7%정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84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채현기 흥국증권 수석연구위원 또한 "3·4분기 중 850원에서 870원이 원엔환율 저점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이 원엔환율 저점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본 통화정책 기조 전환과 경상수지 개선 등 경제 펀더멘털 회복으로 900원대 저항선이 쉽게 깨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일본은행(BOJ)의 정책이 바뀔 여지가 거의 없어 엔화 가치가 빠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우에다 가즈오 총재 취임 이후 일본은행 통화정책이 바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빠질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간 일본은행이 채권을 대규모 매입하며 금리를 상승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펼쳐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면, 통화정책 전환에 따라 엔저현상도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엔저 현상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종료와, 일본은행의 추가적인 정책 조정 등 가능성을 고려할 때 9월 이후에는 엔화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조용구 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저점을 찍은 후로는 완만하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8월께 저점을 찍고 9월부터는 올라가는 방향을 보인 후 4·4분에서 내년 초까지 반등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등 정도는 900원 후반~1000원 정도로 예상했다.
이상헌 연구원은 "원엔환율의 반등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원화가 아닌 엔화가 될 것"이라며 "BOJ가 YCC 정책을 언제 거둬들이는지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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