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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소금 알갱이보다 작은 명품백 등장

박상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0 10:43

수정 2023.06.20 13:54

사진=미스치프 인스타그램
사진=미스치프 인스타그램
[파이낸셜뉴스] 소금 알갱이보다 작은 크기의 ‘초소형’ 핸드백이 등장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의 아티스트 집단 미스치프(MSCHF)는 오는 21일(현지시각)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온더고 토트백 디자인을 모티브로 한 초소형 핸드백을 제작했다.

현미경으로 봐야 보이는 루이비통백 제작

가방의 사이즈는 657×222×700μm(마이크로미터)로, 현미경을 통해 들여다봐야 자세한 디자인이 보일 정도로 작다.

이는 천일염 한 알보다 작은 크기로, 바늘귀를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이다.

얼핏 보면 형광 녹색 점처럼 보이는 이 가방을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면 가방 겉면에 새겨진 루이비통 모노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가방을 두고 NYT는 “시장에서 장을 볼 때 채소를 담을 수 있는 핸드백이 아니라 기껏해야 혈소판 한두개를 휴대할 수 있는 정도”라고 평했다.


미스치프는 최근 명품 핸드백이 점점 작아지면서 기능적인 측면은 줄고 브랜드만 강조되고 있는 현실을 풍자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초소형 미니백을 두고 “큰 사이즈의 핸드백, 보통 사이즈의 핸드백, 작은 사이즈의 핸드백이 있지만, 이 가방은 점점 작아지는 가방 디자인의 종착역”이라고 평했다.

사진=미스치프 인스타그램
사진=미스치프 인스타그램
명품 브랜드들의 초소형화 꼬집은 미스치프

이들은 “한때 기능적인 측면이 부각되었던 물체가 점점 작아짐에 따라 핸드백은 점차 추상화되었고, 결국은 브랜드를 알리는 물체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명품 업계에서는 ‘초소형 가방’이 유행이다. 샤넬 등 명품 브랜드는 스마트폰을 넣을 수 있는 정도 크기의 소형 가방을 출시하였고, 최근에는 무선 이어폰이나 액세서리를 겨우 담을 수 있는 초소형 가방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가방은 이달 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남성 패션 위크 기간 동안 현미경 아래에 부착돼 전시됐다가 경매 플랫폼 주피터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한편 미스치프 측은 루이비통 측에 로고와 디자인에 대한 사용 허가를 요청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책임자인 케빈 비스너는 뉴욕타임즈 등 미국 매체에 “우리는 허락이 아니라 용서를 구하는 데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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