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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해 500대기업 감사용역 보수가 4년 전 대비 100% 이상 급증했다. 증가율이 500%를 넘는 기업도 5곳이나 됐다. 해당 기간 감사용역 보수액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기업 중 최근 5년간(2018~2022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감사보수·감사시간(실제수행내역)을 알 수 있는 30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감사용역 보수액이 4년 새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감사용역 보수액은 2018년 44억원에서 2022년 84억2400만원으로 40억2400만원(91.5%)이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감사시간 역시 삼성전자가 2만7745시간(55.0%↑) 늘어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어 △LG전자(1만8933시간, 74.4%↑) △삼성생명(1만8269시간, 150.4%↑) △SK하이닉스(1만5153시간, 126.6%↑) △GS리테일(1만2347시간, 269.1%↑) 순으로 나타났다.
감사용역 보수 증가율은 애경케미칼이 638.6%(4억4700만원)로 가장 컸다. 애경케미칼은 2018년 감사용역 보수로 7000만원을 지출했지만 2022년에는 5억1700만원이나 썼다. 애경케미칼은 지난 2021년 에이케이켐텍과 합병했는데, 이에 따른 감사용역 비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감사용역 보수 증가율이 높은 상위 10곳 중 6곳은 금융사였다. 지난 2018년 금융사를 대상으로 도입된 IFRS9에 따라 바뀐 회계규정 적응을 위해 감사 비용을 늘린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사 대상 308개 기업 중 감사용역 보수액이 2배 이상 늘어난 기업은 195곳(63.3%)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감사시간이 2배 이상 늘어난 곳은 전체 기업의 4분의 1 수준인 79곳(25.6%)에 불과했다.
업계에선 지난 2018년 11월 '신외부감사법' 시행으로 기업들의 감사용역 보수액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기업은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의무적으로 외부 감사를 받아야 하고, 상장사는 일정 기간 정부가 지정한 회계법인을 선임해야 한다. 또 한국공인회계사회가 표준감사시간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신설했다.
해당 법안은 기업들이 지출하는 감사용역 보수가 자산 성장 대비 지나치게 커 과다 지출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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