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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비대면' 인뱅 안정성은? 한은 "5천만원 초과 예금 22%뿐, 전액 빼도 대응가능"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1 15:03

수정 2023.06.21 15:03

한국은행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5천만원 초과 예금 전액 인출 요구에도
인뱅이 고유동성자산으로 대응 가능
인뱅 총자산 92조, 전년比 16.9% 늘어
1분기 당기순익 800억원으로 아직 낮아
BIS자본비율, LCR은 규제 큰 폭 상회
사진=각 사 제공.
사진=각 사 제공.
[파이낸셜뉴스] '모든 게 비대면'으로 운영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안정성과 관련해 한국은행이 "비(非)보험예금 비중이 총예금의 22.3%에 불과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예금자보호법상 보호되는 예금, 즉 5000만원 이하 예금 비중이 높아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다.

예금보험으로 보호되지 않는 예금 전액에 대한 인출 요구가 있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이 고유동성자산을 활용해 인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 토스, 케이뱅크)의 경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같은 대규모 예금 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고, 위기에 대응할 능력도 양호하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모든 예금을 비대면 예금으로 취급하고 있지만, 5000만원 이하 예금 비중이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은 5000만원 이하 예금까지 예금보험공사 등을 통해 보호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비보험예금 비중이 총예금의 22.3%에 불과하다"면서 "자금 안정성에 대한 예금자들의 우려를 상당폭 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에 비해서는 바젤 Ⅲ 기준 불안정 예금 비중이 높다. 전액이 부보 대상인 예금 중 급여자동예치계좌 등 거래계좌에 연계돼 있거나, 예금주가 은행과 긴밀한 관계인 예금이 '안정 예금'이고, 그 외 예금은 모두 불안정 예금으로 분류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불안정 예금 비중은 70.4%로 4대 시중은행(29.8~42.7%)보다 높았다. 하지만 예금보험 대상 예금 비중이 높아 예금 이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한국은행 평가다.

비예금보험 전액이 이탈되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이 고유동성 자산으로 예금지급 요구에 대응할 수도 있다. 예금보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예금 대비 고유동성자산 비율은 올해 3월말 기준 178.3%로 100%를 크게 상회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4월말 기준 인터넷전문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92조원으로 1년새 16.9%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4.6%) 대비 높은 증가율이다. 다만 1·4분기 당기순익은 800억원으로 영업 초기 IT기술투자 비용, 대손비용 및 유가증권 손실 등으로 여전히 낮았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대출 연체율은 2022년 이후 상승세다. 4월말 기준 대출 연체율은 0.85%로 시중은행보다 높다.

한국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신규 은행 영업 초기에 취급한 대출의 연체 발생,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의 이자부담 증가 등 영향으로 신규대출 연체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최근 연체차주의 채무조정 신청 등으로 연체채권의 대손상각이 지연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건전성, 유동성 지표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봤다.
한국은행은 "3월말 인터넷전문은행 BIS자기자본비율은 23.7%, 유동성 규제비율(LCR)은 563.7%로 최저규제 수준(각각 10.5%, 92.5%)을 큰 폭 상회하고 있다"며 "시중은행과 비교해 유가증권 보유 비중이 총자산의 32.6%로 높지만 순자산가치 하락 위험은 크지 않다"고 했다.

다만 기술적으로 예금 인출이 더 쉬운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급여자동예치계좌, 신용·체크카드 사용 및 자동이체 등록 예금 등 수신예금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한국은행은 제언했다.
또 연체채권 대손상각과 대손충당금 적립,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를 통한 차주의 상환능력 평가 역량 제고 등을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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