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공직자 줄석방... 유가족, "엄중 처벌하라"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2 13:11

수정 2023.06.22 13:11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정보경찰 보석 석방에 대한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날 법원은 이태원 핼러윈 축제 직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작성한 위험 분석 보고서를 참사 후 삭제토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경찰 간부들을 보석으로 석방했다. /사진=뉴시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정보경찰 보석 석방에 대한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날 법원은 이태원 핼러윈 축제 직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작성한 위험 분석 보고서를 참사 후 삭제토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경찰 간부들을 보석으로 석방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모였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의혹을 받는 고위공직자들의 보석 석방이 이어지고 있는 점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경찰 간부들의 보석 신청을 받아준 법원을 규탄하고 피고인들의 강력 처벌을 요구했다.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송진영 유가족협의회 직무대행은 "박 구청장이 풀려난 지 2주 만에 증거인멸 지시하고도 책임 인정하지 않는 자들의 보석을 받아준 것은 재판부가 제대로 판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죄질의 엄정함을 생각하면 보석 결정이 양형이나 재판 결정에 영향 미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의 부재와 공직자들의 안일함으로 이태원 좁은 골목에서 159명이 하늘에 별이 됐는데 단 한 사람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그날의 진실을 밝힐 이태원 특별법이 신속히 제정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전수진 미국 변호사는 "박성민과 김진호는 자신의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잘못을 전혀 뉘우치고 있지 않다"며 "이들의 파렴치한 태도를 규탄하며 재판부에 피고인들을 엄중히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56)과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53)이 신청한 보석을 허가했다.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은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됐다. 1심 구속 기한은 기소일로부터 최장 6개월로 이들은 6월 말께 풀려날 예정이었다.

정보라인 경찰 두 명도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이태원 참사로 구속된 피고인 6명 가운데 4명이 불구속 상태로 '출퇴근 재판'을 받게 됐다. 구속 수감 중인 피고인은 이임재 전 용산서장(54)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52)이다. 이 전 서장은 지난 20일 법원에 보석 신청서를 낸 상태다. 이 전 서장에 대한 보석 심문은 오는 30일 열린다.

지난 7일에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은 서약서와 보증금을 내고 주거지를 제한하는 조건으로 보석 석방됐다.

박 구청장이 보석 석방된 이튿날부터 출근을 재개하자 유가족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용산구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유가족 일부는 지난 9일부터 용산구청 앞에서 소복을 입고 농성을 벌이며 박 구청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유가족협의회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신속 심의 제정을 요구하며 지난 20일부터 국회 앞 단식 농성에 들어간 바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에서 야권이 발의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예고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상정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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