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응급실 뺑뺑이' 피의자 된 전공의…의료계 강력 반발

뉴스1

입력 2023.06.23 18:20

수정 2023.06.25 12:02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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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 현장을 찾아 의료진과 대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2023.4.13/뉴스1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 현장을 찾아 의료진과 대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2023.4.13/뉴스1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왼쪽)과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이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의 3년 차 전공의 A씨를 조사 중인 대구북부경찰서를 찾았다(대한응급의학의사회 제공)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왼쪽)과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이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의 3년 차 전공의 A씨를 조사 중인 대구북부경찰서를 찾았다(대한응급의학의사회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난 3월 대구의 한 건물에서 추락한 17살 여학생이 응급실을 찾아 다니다 구급차에서 숨진 이른바 '대구 응급실 뺑뺑이' 사건과 관련해 당시 환자가 처음 도착했던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의 3년 차 전공의 A씨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개별 의료기관이나 의료인 개인의 대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국가 책무를 다하지 않는 부적절한 처사"라며 비판하며 일부 관계자는 대구의 관할 경찰서를 항의 방문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23일 대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A씨는 경찰로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받고 있다. 환자 중증도를 분류하지 않고 정신건강의학과를 통한 진료 등이 필요해 보인다는 이유로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송을 권해 응급의료법(정당한 사유 없는 수용 거부)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복지부는 지난 5월 같은 이유로 대구파티마병원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행정처분을 내렸는데 경찰도 병원 밖에서 떠돌다 숨진 이번 사건을 별도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A씨에게 같은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의료계 여러 단체가 A씨를 상대로 한 조사를 '응급의료 붕괴 시발점'으로 규정하고 근본적인 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대구시의사회는 최근 성명을 내 "당시 병원에는 정신과 입원 병동이 없어 자살시도 같은 정신과적 응급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상태"라고 소개했다.

이어 "당일 응급의료 정보상황판에 '환자 수용불가' 메시지도 공지하고 있었다"며 환자 역시 의식이 명료하고 활력징후가 안정적인 상태라고 판단해, 정신과 입원 치료를 할 수 있었던 경북대병원으로 전원했다고 전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도 "매일 수백 명 환자들이 다양한 이유로 병원을 옮겨 다녀야 하는 현 상황에서 수용 거부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조사와 처벌을 받는다면 응급의학 전문의들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가 되고 오래되지 않아 대부분의 응급실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환자 수용이나 이송 결정은 진료 행위의 연장이고, 정당한 수용 거부 판단은 현장 의료진 몫"이라면서 "환자 전원 시스템(체계) 구축,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환자 최종 치료 인프라(기반시설) 확충과 과밀화 해결은 외면한 채 모든 잘못을 개인에게 돌리는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호소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의료인이 민형사상 책임을 떠안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응급의료 등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분야 의료인들이 안심하고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환자에게 소신껏 제공할 수 있는 안정적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전공의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인 대구북부경찰서에 이날 항의차 방문하기도 했다. 국회에서도 이 사건이 논의됐는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공의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한 조치라고 본다는 생각을 밝혔다.

조 장관은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행정제재를 할 때 알아보니 해당 병원 전공의한테까지 책임을 직접 묻는 것은 과하다는 이야기가 있어 병원만 행정제재를 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우리나라 필수의료를 살리려면 여러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의료 사고에 대해 의료인에게 귀속되는 부담 완화도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 필수의료 문제는 복합적, 누진적인 결과여서 단시간에 해결하기 쉽지 않다.
의료인 부담 완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