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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 5적 vs 폭락 5적...'아직도 맹신하나요' [부동산아토즈]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4 14:00

수정 2023.06.24 15:52


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집값이 낙폭을 줄여 나가자 ‘폭락론’과 ‘폭등론’이 다시 불 붙고 있다. ‘영끌 5적’과 ‘폭락 5적’으로 대표되는 이들의 논쟁이 그것이다. ‘영끌 5적’은 폭락론자들이 폭등론자를 비난하는 말이다. 반대로 ‘폭락 5적’은 폭등론자들이 하락론자를 비꼬는 말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집값이 ‘무조건 한 방향’으로 간다는 것. ‘떨어져도 언제가는 오를 것’이고 ‘상승해도 언제가는 폭락할 것’이 핵심이다. 방향만 다를 뿐 공포 비즈니스다.
한 전문가는 “공포 비즈니스에 희생양이 되지 말라”고 충고했다.

다시 불 붙은 ‘폭락이’ ‘폭등이’ 논쟁

과거 문재인 정부 때 폭락론자와 폭등론자들은 논쟁을 벌였다. 문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집값이 ‘사망선고’를 받았다는 것이 폭락론자들의 골자다. 반대로 폭등론자들은 규제가 공급 감소로 연결되면서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튜브는 물론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전파했다. 이 때 승자는 폭등론자들이다. 집값이 유례없는 상승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폭등론자들은 쪽집게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 폭등론과 폭락론이 다시 붙는다.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주장과 정반대의 주장이 맞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에는 폭락론자들의 승리다. 폭락론자들은 전문가로 인정 받았고, 이 때 등장한 것이 ‘영끌 5적’이다.

최근 들어 주택시장이 변곡점에 들어서자 잠잠했던 폭락론자와 폭등론자의 논쟁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유튜브와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집값 대폭등, 집값 대폭락 등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집값이 하락한다는 분과 토론을 하면서 소신 발언을 했는 데 비방성 댓글이 도배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서로 비빙하는 댓글이 넘쳐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결론은 '폭락' '폭등'...오로지 한 방향

폭락론자와 폭등론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사람들이고, 여전히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변수에 따라 전망이 달라질 수 있는 데 그렇지 않다.

또 다른 전문가는 “폭락론과 폭등론은 방향을 설정해 놓고 여기에 부합되는 팩트만 넣는 것 같다”며 “나머지 변수는 무시하는 확증편항이다”고 지적했다.

폭등론자들의 주장은 ‘부동산은 우상향할 수 밖에 없다’, ‘가구수가 늘어나 집값은 오를 수 밖에 없다’ ‘화폐가치가 떨어지니 부동산 가치가 오른다’ 등의 논리다. 금리 인상 등 집값 하락 변수도 상승 변수로 돌변한다.

폭락론자들은 ‘집값 대붕괴 온다’ ‘집주인 파산시대 온다’ 등의 극단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실거래가가 반등한 것에 대해서도 ‘가짜 거래’ ‘거짓 강세장’ 등의 분석을 전달하고 있다. 지금 집값이 오르는 것은 허위 거래이며, 인구 감소 등 집값은 붕괴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중개업소에 붙은 급전세 매물. 사진=연합뉴스
중개업소에 붙은 급전세 매물. 사진=연합뉴스

공포 비즈니스에 누군가는 또 희생양

문재인 정부 때에 폭등론자 유튜버들이 방송을 중단해 화제가 됐다. 폭락론를 주장했던 한 유튜버는 집을 사라고 말하며 변신을 했다. 그는요즘 주택을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한다. 알짜 정보는 회원에 가입해야 볼 수 있다.

이들 폭등론자와 폭락론자들은 어느새 ‘팬덤’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이 노리는 것 가운데 하나가 팬덤이다. 특정 전망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맹신하는 것이다. 더 자극적인 분석과 제목으로 유혹한다. 한 직장인은 “난 폭락론자들의 주장을 믿는다. 그래서 아직도 집을 안 사고 있다”고 말했다.

전망은 시시각각 변한다. 부동산은 더더욱 그렇다. 오죽했으면 내로라 하는 각종 연구기관들의 전망이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
한 연구소 관계자는 “매년 전망을 내놓는데 매년 어긋났다”며 “전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특정 변수를 과대포장하면 극단론이 등장한다.
이런 공포 비즈니스에 희생양이 되지 마라. 팬덤에 절대 빠지지 마라" 전문가들의 충고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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